신유빈(대한항공)과 여자단식 준결승전에서 갑자기 환복을 위해 5분 넘게 자리를 비웠던 히라노 미우(일본)가 "이대로 경기하면 후회할 것 같아서 옷을 갈아입었다"고 밝혔다.
신유빈은 지난 1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탁구 여자단식 8강전에서 히라노를 게임 스코어 4-3(11-4 11-7 11-5 7-11 8-11 9-11 13-11)으로 꺾었다.
한국 탁구가 올림픽 여자단식 4강에 진출한 것은 2004 아테네 대회 김경아(동메달) 이후 20년 만이다.
앞서 혼합복식 동메달을 목에 건 신유빈은 여자단식 준결승에도 오르며 개인 두 번째 올림픽 메달을 획득할 기회를 잡았다.
1~3게임을 내리 따내며 승기를 잡았던 신유빈은 예상보다 긴 휴식을 가졌다. 4게임을 앞두고 히라노가 땀을 많이 흘려 유니폼을 갈아입겠다고 요구한 뒤 5분 넘게 돌아오지 않았다.
이후 유니폼 환복을 마치고 등장한 히라노가 4, 5게임에 이어 6게임까지 가져가며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7게임에 돌입한 신유빈은 듀스까지 이어지는 접전 승부를 펼친 끝에 승리를 손에 넣었다. 경기가 끝난 뒤 신유빈은 기쁨의 눈물을, 히라노는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경기 후 신유빈은 히라노의 환복에 대해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게임 스코어 3-0으로 앞섰을 때 히라노가 옷을 갈아입고 오더라. 내 몸이 굳는 것을 느꼈고, 흐름을 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MBC에 따르면 히라노는 몇 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경기장을 벗어나지 않은 신유빈 선수는 바나나를 먹고, 얼음주머니를 이마에 올려 땀을 식히며 상대를 기다렸다.
하지만 몇 분이 지나도 오지 않는 가운데 신유빈이 잔기침을 하고, 감독의 표정도 굳어지기 시작했다. 중계진도 당혹했는지 현장이 술렁였다.
히라노는 약 5분가량 지난 뒤에야 복귀했고 4세트가 재개됐다.
그 사이 3세트를 내리 따낸 신유빈의 기세가 끊어졌고, 작전을 재정비한 히라노가 반격에 나서면서 경기 흐름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신유빈은 "준비한 대로 경기가 잘 처음에는 풀렸었는데 3-0 이후로 흐름이 살짝 끊겼던 같다"며 "마지막에도 고비가 있었는데 경기장에서 많은 응원 보내주셔서 저도 용기 내서 더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일본의 견제를 끝내 뚫어내고 4강에 오른 신유빈은 오늘 오후 중국 천멍과 결승행 티켓을 놓고 겨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