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수영 종목에서만 총 7개의 메달(금 1, 은 2, 동 4)을 따내며 선전 중인 중국 수영 선수들에게 도핑 은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한 중국 수영 선수는 미국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는 왜 의심하지 않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번 올림픽 수영 접영(100m, 200m)·자유형(400m 계주)에서 총 세 개의 동메달을 목에 건 중국의 장위페이는 “중국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면 왜 의심을 받아야 하나”라며 이같이 항변했다고 2일 중국 관영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즈가 밝혔다.
장위페이가 펠프스를 언급하며 발끈한 데에는 한 외신 기자의 질문이 있었다. 한 호주 기자는 전날 중국 수영 간판 판잔러가 남자 자유형 100m에서 46초40의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낸 데 대해 ‘해당 기록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장위페이에게 질문했다.
해당 기자가 이같은 질문을 한 배경엔 중국 수영의 ‘도핑 스캔들’이 자리한다.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미국과 호주 언론에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중국 선수 23명이 개막 7개월 전에 한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는데도 정상적으로 참가했다”며 “세계도핑방지기구(WADA)는 이 문제를 공정하게 판단하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와서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수영 선수단의 절반 가까이가 약물검사에서 금지 약물인 ‘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을 보였다. 도핑 의혹을 받은 23명 중에는 장위페이의 이름도 있었다. 다만 판잔러는 이 명단엔 포함되지 않았다.
장위페이는 호주 기자의 질문에 “판잔러는 세계 신기록을 세우기도 전에 꾸준히 47초 이내의 기록을 냈다 갑작스러운 기록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결백하다. 모든 과정은 국제수영연맹에서 명확히 밝혀졌다”고 대꾸했다.
장위페이는 펠프스와 케이티 러데키 등 역대 최고의 미국 수영 선수들을 소환하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중국 선수들이 빠른 기록을 달성하면 의심을 받는 반면, 펠프스가 금메달 7∼8개를 딴 것은 왜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가”라며 “마찬가지로 케이티 러데키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장거리 수영을 지배하며 모든 종목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아무도 그의 성과를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위페이는 “중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도핑 양성 반응을 보일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도핑으로 몇 년간 쌓은 모든 것을 파괴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