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가 2일(현지시간) 이유나 기간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인스타그램 접속을 차단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지난달 31일 인스타그램이 이란 테헤란에서 암살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에 대한 추모 게시물 일부를 삭제한 데 따른 조치다.
튀르키예 정보통신기술청은 “인스타그램을 오늘부터 차단하기로 결정했다”는 공지만을 남기고 접속을 차단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튀르키예에선 PC나 스마트폰 브라우저로 인스타그램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게 됐다.
튀르키예 통신 관리인 파흐레틴 알툰 튀르키예 대통령실 공보국장은 이번 조치에 대해 엑스(X·옛 트위터)에 “하니야의 순교를 추모하는 글 게시를 정당한 이유 없이 막는 인스타그램을 규탄한다”며 “이것은 순수하고 단순한 검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플랫폼에 맞서 표현의 자유를 지켜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스타그램이 이번 조치에 대해 어떤 정책을 위반했는지에 대해선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인스타그램의 모기업인 메타는 이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과거에도 튀르키예 정부가 테러나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안보를 명분으로 SNS 접근을 제한했다고 전했다.
한편 튀르키예는 하니야를 추모하는 뜻으로 자국 대사관에 조기를 계양했다.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튀르키예대사관 건물에는 조기가 게양됐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에 대해 엑스에 “튀르키예 차석대사를 초치해 조기 게양에 항의하라고 외무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를 이끌고 잔혹한 짓을 저지른 하니야 같은 살인자를 위한 애도 표현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한 “대사관 직원들이 애도를 표하고 싶다면 튀르키예로 돌아가 살인과 테러를 지지하는 그들의 주인 에르도안과 함께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하자 이스라엘을 비난하며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을 옹호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