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약이’ 신유빈(20·대항항공)의 단식 동메달 결정전 상대가 결정됐다. 일본 여자 탁구 에이스 하야나 히나(세계랭킹 5위)다. 이번 올림픽 전까지 네 번 맞붙어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상대라 힘겨운 승부가 예상된다.
세계랭킹 8위 신유빈은 2일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대회 준결승전에서 중국의 세계 4위 천멍에게 0-4로 완패했다. 이어 열린 또 다른 4강전에서 중국의 세계랭킹 1위 쑨잉샤가 하아탸를 4-0으로 완벽하게 제압하면서 여자 단식 결승전은 중국의 ‘집안 싸움’으로, 동메달 결정전은 ‘한일전’이 성사됐다.
동메달 결정전 상대가 세계랭킹 1위인 쑨잉샤가 아닌 게 그나마 다행이긴 하지만, 하야타 역시 버거운 상대인 것은 마찬가지다. 신유빈은 하야타를 상대로 통산 4전 전패를 당했다.
하야타는 3년 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이후 이토 미마를 제치고 일본 여자 탁구 에이스로 떠오른 선수다. 키는 167㎝로 신유빈보다 2㎝ 작지만, 키에 비해 팔이 길고, 매우 공격적인 탁구를 구사한다. 특히 강력한 왼손 포핸드는 중국 톱 레벨 선수들 외에는 막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강하다. 오른손잡이인 신유빈이 오른손보다는 왼손잡이 선수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도 승리를 점치기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탁구 전문가들은 신유빈의 승리 가능성이 40~50% 정도는 된다면서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평가다. 하야타가 이번 올림픽에서 그리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다 신유빈이 ‘언더독’이라 이번 동메달 결정전에 임하는 부담감도 신유빈보다는 하야타가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안재형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신유빈이 장점인 연결력을 잘 살려야 한다. 하야타의 볼을 무서워하지 않고 잘 견뎌내면 분명히 기회는 찾아온다. 공격 성향이 강한 하야타를 얼마나 끈질기게 봉쇄하느냐에 승패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실력이 3대7로 신유빈이 열세라면, 지금 흐름은 4.5대 5.5정도로 근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MBC 해설위원으로 파리에 온 유남규 한국거래소 감독 역시 지금 두 선수의 기세까지 고려할 때 5대 5 정도의 박빙 승부가 예상된다고 했다. 유 감독은 특히 8강전에서 하야타를 괴롭힌 북한 변송경의 플레이를 신유빈이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야타는 변송경과 풀게임 승부를 펼치며 진땀승했다. 유 감독은 “변송경이 신유빈처럼 백핸드가 좋은데, 하야타가 분명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변송경이 과감하게 백핸드를 (공격적으로) 뿌려버렸다. 신유빈도 변송경처럼 반 박자 빠르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SBS 해설의원으로 파리 현장에 온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도 “유빈이가 이기려면 하야타의 포핸드를 잘 봉쇄해야 한다. 신유빈의 강점은 백핸드다. 하야타의 공이 백핸드 쪽으로 오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