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대학생을 중심으로 불확실한 청년들의 미래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는 기괴한 행동들이 잇따르고 있다. 학업과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새 흉내를 내는가하면, 직장에 잠옷을 입고 출근하기도 한다. 노력해도 현실이 변화하지 않으리란 ‘상실감’에 빠진 젊은이들이 조용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중국 내 대학생들 사이에서 ‘새 흉내’ 유행이 퍼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SNS에 올린 영상 속에서 학생들은 반소매 티셔츠 안에 다리를 숨기고 두 팔은 티셔츠 소매가 아닌 아래로 빼 침대 난간을 잡아 마치 새 발톱처럼 보인다.
대학생 왕웨이한(20)은 최근 기숙사 방에서 새를 흉내 낸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더우인(중국의 틱톡)에 올렸다.
대학생 자오웨이샹(22)도 새 흉내를 낸 자신이 전봇대 위에 앉아 있는 것처럼 합성한 사진을 공유하며 “공부는 그만하고 새가 되자”라는 문구를 적었다.
NYT는 주로 대학생들이 학업이나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이런 사진과 영상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사회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탕핑’ 풍조의 연장선상으로 해석한다. ‘탕핑’은 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빈부 격차가 확대되면서 청년층의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자 2021년쯤부터 등장한 신조어다.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역겨운 복장’(gross outfits)으로 출근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잠옷 등 출근에 걸맞지 않은 옷차림으로 직장 생활의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다.
NYT는 중국 젊은이들이 역겨운 복장으로 출근하는 배경에는 상실감과 허탈함이 기저에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현지 네티즌들은 이런 복장으로 출근하는 이유에 대해 ‘피곤해서 옷차림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새 옷을 살 돈이 부족하다’ 등을 꼽기도 했다.
한 직장인은 NYT에 “상사로부터 옷 지적을 받았지만 무시했다. 원하지 않는 할당 업무도 거절하기 시작했다”며 “승진과 출세보다 안정된 삶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