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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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 나만의 라운지… 편안함 그 이상을 담다

의전차 시장 도전 렉서스 ‘LM 500h’

업그레이드된 승차감 뒷좌석서 ‘진가’
1955㎜ 높은 전고 편한 승하차 가능
창문 불투명 ‘디밍’ 등 사적 공간 확보

4인승 로열 가격 1억9600만원 ‘억소리’
렉서스 외에도 프리미엄 수입차 줄출시
보급형 시장과 차별화… 새로운 계층 공략

세단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지만 ‘회장님 차’라 불리는 고급 의전 차량은 여전히 대형 세단이 도맡다시피 하고 있다. 렉서스가 다목적차량(MPV·미니밴) 모델인 ‘LM 500h’로 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실내공간이 넉넉해 타고 내릴 때, 이동할 때 더욱 여유롭다는 것이 ‘무기’다. 이밖에도 수입차 브랜드들이 고급 차량 수요를 공략하는 다양한 제품을 내놓으며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LM 500h. 렉서스코리아 제공

◆도로 위에서 즐기는 나만의 공간

지난달 26일 경기 파주에서 렉서스의 플래그십 MPV인 2세대 ‘올 뉴 LM 500h’를 시승했다. 시승차는 4인승 로열 그레이드 모델이었다.

LM 500h는 멀리서부터 강렬한 전면부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공기역학적 성능을 개선한 독특한 디자인의 그릴 부분 하단과 헤드램프가 포함된 상단부로 분할된다. 측면에서 보면 통통한 상자형의 미니밴 디자인을 탈피하기 위해 입체적이고 날렵한 곡선을 활용했다.

확실한 ‘쇼퍼드리븐’(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차)을 표방하는 차량인 만큼 2열에 오르자 이 차의 진가가 드러났다. 전고가 1955㎜로 몸을 많이 숙이지 않고도 쉽게 탈 수 있었다. 두 개의 시트는 각자 팔걸이가 있는 독립적인 형태로, 세워진 상태에서 평형에 가까운 상태(최대 76.5도)까지 뒤로 젖힐 수 있었다. 공조, 조명, 시트 각도 등 다양한 기능을 설정할 수 있는 개별 멀티 오퍼레이션 패널로 잠을 잘 때를 뜻하는 ‘드림’모드를 눌러보자 시트가 눕혀지며 온열 기능이 작동했다.

LM 500h의 실내. 렉서스코리아 제공

운전석과의 사이에는 열고 내릴 수 있는 파티션이 있어 완전히 닫으면 운전석의 소리가 차단됐다. 창문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디밍’ 기능도 있었다. 이 상태로 파티션 아래에 설치된 48인치 디스플레이로 콘서트 영상을 틀어보니 소리가 넓은 공간을 채우며 몰입감이 상당했다. 23개 스피커로 구성된 마크레빈슨 레퍼런스 3차원(3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뒷좌석의 안락함을 완성시키는 것은 주행 시의 승차감이다. 앉아서 노트북 작업을 하든, 누워서 잠을 청하든 시트가 편안히 받쳐줬고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외부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풍절음이 들리지 않아 조용했다.

실내 장식과 편의 장치에도 요란하지 않은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 팔걸이를 열면 노트북 등을 놓고 일할 수 있는 테이블이 나오고, 수납공간을 열면 휴대전화 무선충전기가 보이고, 문과 가까운 곳에 우산꽂이가 있는 등 손닿는 모든 곳에 편의기능이 숨어 있었다.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겨 운전대를 잡았다. 렉서스의 고유 실내 디자인으로, 차량과 운전자가 일체감을 이루는 ‘타즈나’ 콘셉트를 적용했다. 가속과 제동 모두 부드럽고 안정적이었다. 2.4ℓ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과 니켈·메탈 배터리의 합산 최대출력은 368마력(PS), 최대토크는 46.9㎏·m다. 일반 차량 주행 모드에 2열 승차감을 우선하도록 서스펜션을 조절하는 ‘리어 컴포트 모드’가 더해진 것이 특징적이었다. 다만 폭에 비해 높은 차체의 특성상 코너를 돌거나 유턴을 할 때 약간의 이질감이 들었다.

오치하타 마나부 렉서스 수석 엔지니어는 “이 차량은 뒷좌석에 프라이빗 스페이스(개인 공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유일무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쇼퍼 드리븐으로 사용되기 위한 차량이지만 운전자들도 즐길 수 있는 주행을 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말했다.

◆고가 수입차 출시 잇따라

렉서스 LM 500h 외에도 하반기 들어 1억원을 호가하는 고가 수입차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보급형 차량 시장과 차별화해 새로운 계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고가 차량 시장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수요가 꾸준해 탄탄한 시장으로 꼽힌다. 각 브랜드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LM 500h의 경우 6인승인 이그제큐티브가 1억4800만원, 4인승인 로열은 1억9600만원으로 2억원에 가깝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상위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는 최초의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EQS-SUV를 최근 공개했다. 가격은 2억2500만원이다.

수입·판매사 포르자모터스코리아(FMK)를 통해 국내에 차를 판매해 오던 마세라티는 지난달 마세라티코리아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쿠페형 스포츠카 뉴 그란투리스모와 컨버터블차 뉴 그란카브리오 등 신차 2종을 공개했다. 각각 2억4425만∼3억225만원, 3억1225만원의 가격이 책정됐다.

람보르기니는 지난달 대형 SUV 모델 우루스의 첫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 ‘우루스 SE’를 국내에 공개했다. 한국은 지난해 전년 대비 8% 늘어난 434대가 팔리며 람보르기니의 전 세계 7위 시장이 됐다.

폭스바겐코리아는 플래그십 SUV인 투아렉 3세대 부분변경 모델을 이달 중 출시한다. 신형 투아렉의 가격은 프레스티지 트림이 1억99만원, R-라인이 1억699만원이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