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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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휘젓고 시민 위협… 서울 도심 ‘따릉이 폭주족’ 활개

개인형이동장치 타고 무차별 질주
1020 중심 폭주 모임까지 등장
경쟁하듯 난폭운전영상 게재도
경찰, 집단행위 엄정 단속 예고

서울 도심에서 공유 자전거와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를 난폭하게 타면서 시민들을 위협하는 ‘폭주 모임’이 등장하고, 위험한 운전 영상이 버젓이 온라인에 게시되고 있다. 경찰은 PM 집단 폭주 행위를 엄정 단속할 방침이다.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난폭 운전을 일삼는 이른바 '따릉이 폭주 연맹'(따폭연)이 서울 시내 집결을 예고한 4일 서울 성동구 성수역에서 경찰들이 단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자전거와 PM을 타고 도심을 위험하게 질주하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잇따라 공유됐다. 자칭 ‘따릉이 폭주 연맹(따폭연)’ 계정에 올라온 영상인데, 계정에는 난폭 운전 영상이 경쟁하듯 게재되고 있다. 모임 주 연령층은 10대로 추정되고 20대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계정 팔로어 수는 3100여명으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따폭연은 지난해 7월부터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서울시 공유 자전거인 ‘따릉이’나 개인형 이동장치를 타고 빠른 속도로 인도를 휘젓고 보행자들을 위협하는 행위가 담긴 영상이 대다수다. 영상을 보면 이들은 오토바이 폭주처럼 전동 킥보드를 타고 핸들을 이리저리 돌리며 본체를 좌우로 기울이거나 보행자 옆을 아슬아슬하게 비껴간다. 신호를 기다리며 멈춰 있는 차량 틈새를 달리다가 횡단보도와 인도로 불쑥 들어와 보행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한다. 킥보드를 헬멧도 없이 두 명이 같이 타는 등 불법행위도 서슴지 않는 난폭 운전이 늘면서 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난폭 운전을 일삼는 이른바 '따릉이 폭주 연맹'(따폭연)이 서울 시내 집결을 예고한 4일 서울 성동구 성수역에서 경찰들이 사고 예방과 시민 안전확보를 위한 현장 단속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 공유 PM 업체는 이런 행위에 대해 “위험한 라이딩으로 PM 문화 조성에 위화감을 주고, (영상에 나온 행위는) 폭력·혐오적 행위로 게시물 삭제 부탁드린다”며 “미삭제 시 별도 제재가 진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따폭연 계정 운영자는 오히려 폭주 모임을 공지하며 “우리는 (경찰에) 절대 안 잡힌다”고 경찰을 조롱하기도 했다.

 

이날 따폭연은 성수와 용산을 오가는 폭주를 예고하고 참가자들끼리 SNS를 통해 정보를 공유했으나 실제 폭주 행위로 이어지진 않았다. 경찰은 폭주 행위에 대비해 예상 경로인 용산구 잠수교 북단과 성동구 성수역 일대, 강남구 청담동 일대 등에서 단속을 시행했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