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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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스무살 궁수' 김제덕은 성장 중…8강 탈락했지만 "시원하다"

개인전 8강서 엘리슨에게 완패…"3년 전 도쿄 때보다 성장한 것 느껴"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8강에서 발길을 돌린 김제덕(20·예천군청)은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다음 올림픽 무대도 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제덕은 4일 프랑스 파리의 앵발리드에서 열린 개인전 8강전에서 미국의 베테랑 브레이디 엘리슨에게 0-6(27-28 28-29 27-30)으로 져 탈락했다.

대한민국 남자 양궁 대표팀 김제덕 선수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 8강 미국의 브래디 엘리슨 선수와의 경기에서 활 시위를 당기고 있다.

첫 올림픽이던 도쿄 대회에서 32강 탈락한 김제덕은 처음으로 8강에 오른 데에 만족해야 했다.

그래도 충격의 탈락에 눈물을 보였던 3년 전과 달리 이날 김제덕의 표정은 밝았다.

김제덕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금 마음이 아주 시원하다. 32강에서 고비가 왔는데 그걸 잘 넘겨서 여기까지 온 것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할 수만 있다면 다음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도 출전해서 이번 파리 올림픽에 잘하지 못했던 부분을 하나씩 해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2004년생 김제덕은 고교생 신분으로 출전한 2020 도쿄 올림픽 예선 랭킹 라운드부터 맏형 오진혁(현대제철)과 에이스 김우진(청주시청)을 모두 제치고 64명 중 1위를 차지하며 큰 기대를 받았다.

이로써 혼성 단체전 출전권을 받아 3관왕에 도전할 수 있게 된 김제덕은 혼성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 2개를 목에 걸며 활짝 웃었다.

그러나 마지막 일정이었던 개인전은 김제덕에게 아픔으로 남았다. 두 경기만에 탈락해서다.

독일의 에이스 플로리안 운루와 32강전에서 3-7로 졌다. 형(오진혁, 김우진), 누나(안산) 없이 홀로 사대에 선 김제덕은 2세트와 3세트에 한 번씩 8점을 쏜 뒤 급격히 무너졌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도쿄 대회 개인전보다 2경기를 더 이겼다.

김제덕은 3년 전보다 확실히 성장했음을 확인했다는 게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성과라고 꼽았다.

발전한 모습이 드러난 경기가 16강 콜롬비아의 산티아고 아르칠라와 진땀 승부였다.

첫 두 세트를 잡은 김제덕은 손쉽게 승리를 따내는 듯했으나 아르칠라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3, 4세트 모두 27-28로 내줬다.

하지만 김제덕은 운명의 5세트에서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2차례 9점에 적중한 후 마지막 화살을 과녁 정중앙에 꽂았다.

김제덕은 "도쿄 때보다 확실히 성장한 모습을 봤다. 이제 자신 있게 밀어붙이자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가능하다면 앞으로 3번은 더 올림픽에 나서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제덕이 계속 올림픽 무대를 밟으려면 '올림픽 금메달보다 뚫기가 어렵다'는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발전을 꾸준히 통과해야 한다.

이제 스무살인데도 벌써 두 차례 이를 통과한 김제덕은 "선발전은 길게 잡으면 8개월가량 진행된다. 그사이 정말 많은 변수가 있어 그때그때 선수들이 컨디션 등에 영향을 받는다"며 "장기전이라 체력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도 개인전 성적을 보면 부족하다. 하지만 이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며 "LA 올림픽 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