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은 불과 4살인 딸의 복부를 걷어차는 등 폭행해 아동을 나뒹굴게 했다. CCTV 영상 속 피고인의 모습은 정상적인 부모의 행동이나 훈육 방식으로 도저히 보이지 않고 가히 충격적이라 할만하다."
7일 법조계와 뉴스1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3단독의 황해철 판사는 A씨(29)에 대한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폭행 혐의 사건 선고 공판에서 이같이 탄식했다.
그는 작년 11월17일 오후 8시쯤 강원 원주시의 한 편의점 인근에서 딸 B 양(4)이 용변 관련 실수를 했다는 등의 이유로 달려들어 폭행했다.
아버지인 A 씨가 B 양은 이를 막기 위해 양손을 들어 올리고 웅크려 앉았다. 그러자 A 씨는 딸의 복부를 발로 걷어찬 뒤 쓰러진 딸을 일으켜 세웠다.
폭행을 당한 B 양이 고통스러운 듯 다시 쪼그려 앉자, A 씨는 B 양의 몸 부위를 걷어차 넘어뜨렸다.
B 양은 고통을 호소하며 바닥에 쓰러졌지만, A 씨의 폭행은 계속됐다. 그는 넘어져 있는 B 양에게 다가가 왼발로 1회, 오른발로 1회 걷어차는 등 신체적 학대 행위를 이어갔다.
이를 두고 "폭행당하기 전부터 방어하기 위해 양손을 들고 움츠러든 아동의 모습은 평소에도 같은 폭행을 당하진 않았을까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로부터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A 씨는 이번엔 아내 C 씨(32)를 마구 때리는 폭행 범죄를 저질렀다.
그는 올해 1월7일 밤 주거지 내 거실에서 C 씨가 말을 걸자, 화를 내며 욕설하고 C 씨 머리채를 잡아 밀친 뒤 가슴을 밀어 넘어뜨리고 주먹 등으로 머리·팔·다리 등을 여러 차례 폭행했다.
열흘 뒤엔 한 병원 주차장에서도 C 씨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당시 A 씨는 C 씨에게서 부조금 명목으로 받은 5만 원을 '나중에 돌려달라'고 한 말 등에 화가 나 이같이 범행했다고 한다.
결국 A 씨는 딸을 신체적으로 학대하고, 아내까지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이 사건 수사·재판에 임하는 피고인의 태도 등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실형을 선고했다.
황 판사는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관해 진지하게 반성하거나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피고인에 대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그는 A 씨에게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및 가정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그리고 아동 관련기관에 대한 3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이 판결에 불복한 A 씨 측은 6월26일 항소장을 제출했고, 현재 춘천지법 제1형사부에서 이 사건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