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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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THE) 영화 같은, 주민이 주인공이 되는 무대 ‘합천’

경남 합천군은 황강 등을 비롯한 자연경관이 전국에서도 아름답기로 유명한 명소가 많은 곳이다.

 

이런 합천군도 지방소멸의 위기를 직격으로 맞고 있다. 그러나 이 위기 속에서도 합천군민들은 고군분투하며 변화를 꿈꾸고 있다.

 

이 중에서 합천읍 주민들의 색다른 시도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일상이 영화 같은 곳, THE 영화 같은 합천’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합천읍은 2022년 국토부 공모사업에서 지역특화재생분야 도시재생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총 175억원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의 성패는 주민 주도의 사업추진과 참여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년 동안 진행된 합천읍 도시재생사업에서 주목할 만한 주민 주도의 활동과 그 노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모두가 하나 된 합천읍 도시재생 주민협의체

 

합천읍 도시재생 주민협의체는 2023년 합천읍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결성된 지원조직이다.

 

지역주민의 의견을 전달하고 주민 제안사업을 추진하는 등 주민을 대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주민협의체 구성원 28명 모두 도시재생대학 기초과정 및 심화과정을 수료하고, 선진지 견학 등 도시재생사업의 이해도 증진과 역량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또 주거환경복지, 지역상권, 지역공동체, 지역역상문화로 편성된 4개 분과에서는 지속적인 분과별 회의와 임원진 회의를 통해 추진사업에 대한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기대감과 만족감 사로잡은 도시재생 주민역량강화 프로그램

 

올해 3월과 4월에 열린 도시재생 주민역량강화 프로그램은 참석한 주민들의 기대감과 만족감으로 가득했다.

 

이 프로그램은 합천읍 도시재생 지원센터에서 준비한 것으로 축제 기획, 풍선아트, 페이스페인팅, 마술 등 마을 축제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과정으로 구성됐다.

 

또 마을 골목길을 스스로 정비하는 셀프페인팅 과정도 포함돼 있어 참가자들이 더욱 만족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은 마을 축제를 스스로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으며 마을 곳곳을 직접 가꾸는 데 필요한 역량도 키울 수 있었다.

 

◆주민 주도로 빛을 발한 주민제안 공모사업

 

주민주도의 도시재생사업은 주민 제안 공모사업에서 한층 빛을 발했다.

 

이 공모사업은 주민들이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마련해 실행함으로써 마을 공동체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취지로 진행, 총 4개의 프로젝트가 선정됐다.

 

먼저 쓰레기 불법투기가 많은 배출 장소 주변에 수생식물 화분을 설치해 주변 미관을 개선했다.

두 번째로는 합천시장에서 드럼을 이용한 문화 공연을 열어 시장 상인과 방문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세 번째로는 도시재생 주민협의체 회원과 주민, 어린이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 ‘일상이 영화가 되는 합천읍 도시재생사업’을 홍보하는 영화 로드 퍼레이드 행사 동영상을 제작해 도시재생에 대한 인식을 널리 알렸다.

 

마지막으로 농촌 지역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빈집 정보 공유 사이트를 개설·운영해 다양한 문제를 주민의 시각에서 풀어내는 데 성공했다.

 

약 1년 동안 진행한 도시재생의 발자취에는 주민협의체를 중심으로 한 주민들의 노력과 열정이 가득하다.

 

전국의 다른 도시재생사업 사례에서는 일회성 사업에 그치거나 사후 관리에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합천읍의 도시재생사업은 주민 주도로 진행돼 이런 실패 사례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김윤철 합천군수는 “합천읍 도시재생사업은 몇 년 뒤에도 주민과 함께 숨 쉬는 ‘일상이 영화 같은 합천읍’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2026년 사업 종료 이후에도 그 성과가 지속돼 주민과 함께 발전하는 사업으로 오랫동안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합천=강승우 기자 ks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