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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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 사이클 경기서 ‘욱일기’ 등장…도쿄 이후 두 번째

파리 올림픽 사이클 남자 도로 경기 중 ‘욱일기’ 등장
“남은 파리 올림픽 기간 응원 펼치지 않도록 조치해야”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사이클 경기에서 일본 ‘욱일기’ 응원이 등장해 논란이다.

파리올림픽 사이클 남자 도로 경기에 등장한 욱일기 응원. 서경덕 교수팀

지난 3일(현지시간) 파리 올림픽 사이클 남자 도로 경기 중 몽마르트 언덕 초입에 자리 잡은 한 일본인이 욱일기를 들고 자국 선수를 응원했다.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 사이클 남자 도로 경기 중 등장한 욱일기 응원 이후 두 번째다.

 

5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와 관련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 그는 메일에서 “욱일기는 과거 일본이 아시아 각국을 침략할 때 전면에 내세운 깃발로 일본의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욱일기 재사용은 과거 일본이 범한 침략전쟁의 역사를 부정하는 꼴이며, 아시아인들에게는 전쟁의 공포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특히 서 교수는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 일본 측 응원단이 펼친 욱일기 응원에 대해 FIFA가 즉각 제지했다는 사실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IOC는 욱일기의 역사적 배경을 제대로 인지해 남은 파리 올림픽 기간 동안 다시는 욱일기 응원이 펼쳐지지 않도록 반드시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고 요구했다.

파리올림픽 사이클 남자 도로 경기에 등장한 욱일기 응원.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파리 올림픽 경기에서 등장하진 않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욱일기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1일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히가시스포웹은 ‘한국의 항의로 호주 스타 선수가 욱일기 서프보드 사용 철회’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매체는 “욱일기 서프보드를 둘러싸고 물밑에서 일어난 소동은 물의를 일으킬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잭 로빈슨(Jack Robinson·27세) 인스타그램 갈무리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호주 대표팀 잭 로빈슨(Jack Robinson·27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욱일기 문양의 보드의 사진을 올리며 “2days to go..boards inspired by AI(2일 남았다..AI에게 영감을 받은 보드)”라는 글을 게시했다.

 

AI는 지난 2010년 세상을 떠난 전설적인 서핑 선수 앤디 아이언(Andy Iron)의 이니셜이다. 아이언은 생전 욱일기 문양의 보드를 즐겨 사용했다. 로빈슨은 자신이 존경하는 아이언을 추모하는 의미로 올림픽에서 같은 문양의 보드를 사용하려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한국 대표팀 송민 감독이 대한체육회에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고 체육회는 호주올림픽위원회에 정식 항의해 문제의 보드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김지호 기자 kimja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