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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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5초 차… 中, 美 수영 64년 아성 넘다 [파리 2024]

男 혼계영 400m서 판잔러 활약에 金
美 11연패 저지하고 아시아 첫 정상

5일(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남자 혼계영 400m 결승이 펼쳐진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 배영과 평영에서 선두를 달리던 중국은 접영에서 3위로 떨어져 우승 가능성이 희박해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자유형 주자로 나선 판잔러가 힘차게 물살을 가르더니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어 극적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쏟아졌고 ‘절대 강자’이던 미국 선수들은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혼계영 400m 결승에서 우승한 중국 선수들이 미국, 프랑스 선수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쉬자위(배영), 친하이양(평영), 쑨자쥔(접영), 판잔러(자유형)로 이어진 중국팀은 이날 3분27초46을 기록, 미국(3분28초01)을 0.55초차로 제쳐 수영 강국 미국의 64년 아성을 무너뜨렸다. 경기 초반 중국은 배영과 평영에서 선두를 달렸지만, 접영에서 3위로 밀렸다. 승부의 분수령은 마지막 자유형으로 판잔러의 놀라운 역영이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뒤집었다. 그는 마지막 100m를 45초92의 초인적인 기록으로 주파하며 프랑스와 미국을 연달아 제쳤다. 미국의 마지막 주자 헌터 암스트롱(47초19)보다 무려 1.27초나 빠른 기록이다. 경기를 마친 판잔러는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며 흥분된 목소리로 소감을 밝혔다.

이 승리는 단순한 금메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1960년 로마 올림픽 이후 미국이 우승을 독식하던 종목에서 첫 패배를 안겼기 때문이다. 미국의 11연패 도전이 좌절된 순간이자, 올림픽 남자 혼계영 400m에서 아시아 팀이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역사적인 순간이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