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반려견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패션브랜드 돌체앤가바나가 반련견용 향수를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다만 전문가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돌체앤가바나가 설립자인 도메니코 돌체가 키우는 반려견 중 한 마리의 이름을 딴 향수 ‘페페’(Fefe)를 출시했다. 이 향수는 금빛 강아지 발 장식이 병에 새겨져 있고 100㎖ 가격은 99유로(약 15만원)다.
‘페페’ 향수는 돌체앤가바나의 대표 향수인 ‘발망’과 ‘파코라반’ 제품을 만든 파리의 거장 조향사가 개발했고 후신경계의 걸작이라고 돌체앤가바나는 밝혔다. 수의사와 동물 행동 전문가, 견주들과 상의한 뒤 안전성 테스트를 거쳐 알코올 성분과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없는 향수를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반려견용 향수 아이디어는 4년 전 또 다른 설립자인 스테파노 가바나가 소형 푸들 강아지를 입양했을 때 떠올랐고 이번에 출시된 향수는 돌체의 성실한 동반자인 페페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돌체앤가바나는 부연했다.
돌체앤가바나를 시작으로 고가의 반려견 향수와 샤워·샴푸 용품 시장이 커질 가능성 제기됐다. 애견인들이 자신의 반려견이 사용하는 물품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세계 애완동물 시장 규모를 연간 3200억달러(약 436조원)로 추산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5000억달러(약 68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왕립 동물학대방지협회(RSPCA)의 복지 대사인 파비안 리버스 수의사는 “대부분의 애견용 세면용품은 15파운드(약 2만6000원) 미만의 저가 제품이었고, 가장 비싼 제품도 미국 시장에서 43달러(약 6만원)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돌체앤가바나가 이렇게 비싼 가격에 이 시장에 들어온다는 사실은 사람들이 가치가 거의 없는 것에 돈을 쓰도록 하는 흥미로운 방법”이라며 “그러나 돈을 어떻게 쓸 것인지는 당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다만 향수가 반려견의 불쾌한 냄새를 가리기 위해 사용될 수는 있지만, 큰 효과는 없고 오히려 반려견을 힘들게 할 뿐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 수의사는 “일랑일랑꽃과 샌들우드 향을 혼합한 향수는 개들을 짜증나게 할 가능성이 있는 ‘돈 낭비’일 뿐”이라고 말했다.
리버스 수의사도 “개들의 후각은 매우 정교해서 향수를 뿌려도 혼란을 겪지 않고 서로의 냄새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개가 향수 냄새에 산만해지거나 불쾌해진다는 사실을 발견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