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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에 옮겨?”…티메프 사태 속 쿠팡·네이버 승자는? [뉴스+]

국내 이커머스 시장 티메프 사태로 카오스 빠진 가운데 쿠팡은 월회비 인상

티몬·위메프(티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환불 대란 사태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대혼돈에 빠졌다. 큐텐 계열의 이커머스 업체들의 판매자와 고객이 한꺼번에 이탈하면서 기존 업체들의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뉴스1·뉴시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7일 기존 와우 멤버십 회원의 월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린다. 신규 회원에게는 지난 4월부터 인상된 월회비인 7890원을 적용해왔다.

 

쿠팡의 구독료 인상은 티메프 사태 훨씬 이전에 예고된 것이지만, 업계에서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큐텐 계열 업체들의 재기가 쉽지 않은 만큼 어떤 식으로든 이커머스 시장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업계 1위인 쿠팡이 구독료를 인상하고도 유료 회원 이탈을 피해갈 경우 경쟁업체들의 전략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티메프 사태의 학습효과가 쿠팡에 호재가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쿠팡은 오픈마켓도 운영하지만, 물건을 판매자로부터 직접 매입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비중이 훨씬 크다. 직매입 방식은 미정산 문제 등으로 소비자가 제품을 받지 못하거나 환불이 막히는 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티몬과 위메프의 미정산 문제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쪽은 쿠팡”이라며 “이번 사태가 오히려 쿠팡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여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 시내의 한 주차장에 쿠팡 배송 차량이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쿠팡은 2021년 12월에도 월회비를 2900원에서 4990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당시에도 유료 회원 이탈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지난해 말까지 회원수는 900만명에서 1400만명으로 500만명가량 증가했다.

 

다만 쿠팡과 네이버의 격차가 크지 않고, 경쟁업체까지 훨씬 늘어난 상황이라 쿠팡이 3년 전처럼 낙관하긴 어려운 시점이란 주장도 나온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 기준 온라인쇼핑 순위는 쿠팡(24.5%)이 1위, 네이버쇼핑(23.3%)이 2위를 차지했다. 점유율 차이가 1.2%포인트에 불과한 데다 오픈마켓 시장 기준으로는 네이버쇼핑(42.4%)이 쿠팡(15.9%)보다 훨씬 앞에 있다.

 

쿠팡이 로켓배송을 무기로 식품을 비롯한 생필품에 강점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오픈마켓의 판매자를 기존 네이버가 대거 흡수하면 1위 자리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연합뉴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최대 오픈마켓인 네이버가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며 “큐텐그룹 계열사 총거래액 7조원 중 2조5000억원이 네이버쇼핑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쟁사들의 물량 공세도 쿠팡을 위협하는 대목이다.

 

신세계 계열인 지마켓은 지난달부터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멤버십 쿠폰 할인율을 상향하고 금액 조건을 없앴다. 이달 말까지는 멤버십 회원에서 각종 쿠폰과 영화예매권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한다.

 

SSG닷컴은 쿠팡에 맞서 지난달 식료품 특화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쓱배송 클럽’을 새로 출시했다. 멤버십을 갈아타는 고객에게 SSG머니 1만5000원을 주는 이벤트도 내걸었다. 

 

네이버도 오는 10월까지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최대 10%의 적립금을 더 주며 쿠팡 탈퇴족을 유혹하고 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