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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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널뛰기’ 코스피 장세, 시장 변동성 모니터링 면밀히 해야

美침체·AI거품론에 亞증시 요동
재정·통화당국 위기관리 시험대
시장안정 위한 금투세 폐지 시급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전날 급락했던 코스피가 6일 80.60포인트(3.3%) 오른 2,522.1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폭락에서 하루만에 급반등으로 한때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었다. /2024.08.06 이제원 선임기자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로 미국 증시가 연일 급락하는가 하면 아시아 증시도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그제 234.64포인트(8.77%) 폭락하더니 어제는 80.60포인트(3.3%) 급등했다. 그제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호가 일시효력 정지)가 발동된 데 이어 어제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였다. 정부의 위기관리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진원지는 미국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장 달래기에 나섰지만 5일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또다시 2.5% 이상씩 떨어졌다. 다우 평균과 S&P500 지수는 2022년 9월 이후 최악의 낙폭이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거품론, 중동 불안 등 악재가 터지면서 투매 사태가 벌어졌다. 세계적 투자자인 워런 버핏이 애플 주식을 대량 매도하며 경기 하락 불안감을 부채질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어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정부와 한국은행은 대외 충격에 따른 시장 변동성에 대해 충분한 정책 대응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일본·대만 등 아시아 증시가 과도하게 반응한 측면이 크다. 그렇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비상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미 경기침체가 현실화하면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수출이 타격을 입는다. 대미 수출과 빅테크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직격탄을 맞는다. 금융시장 불안이 국내 소비·투자 심리를 위축시켜 실물경제로 전이되는 걸 막아야 한다.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것은 물론이고 물가와 집값, 가계부채 등에 대한 재정·통화당국의 정책적 협조와 정교한 대응이 필요하다. 지난 7월 금리를 올린 일본의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싼 이자로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에 투자) 청산으로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증시 폭락의 빌미를 제공했다. 미국의 금리인하 스텝이 빨라지면 내수, 환율 등 경제 방어에 적신호가 켜진다. 시장 안정 차원에서라도 내년 시행될 금융투자소득세는 폐지하는 게 옳다. 금투세는 주식·펀드 등 금융 투자로 연간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기타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부과하는 세금이다. 국민의힘이 어제 더불어민주당에 금투세 폐지협상을 제안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민주당은 호응해야 마땅하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국내 증시를 부양하고 투자심리를 북돋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