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가 반정부 시위대에 밀려 퇴진한 가운데 대통령 등 현지 지도자들이 과도정부 구성에 착수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모함메드 샤하부딘 방글라데시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지난 1월 총선을 통해 구성된 제12대 의회를 해산하고 새 총선 실시를 위한 길을 텄다. 샤하부딘 대통령은 전날 군부, 야당 지도자들과 긴급회의를 연 뒤 즉각 과도정부를 구성하기로 결정하고 사태 수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야당 핵심 지도자 칼레다 지아 전 총리뿐만 아니라 이번 시위 과정에서 체포된 이들 전원도 석방하기로 결정했다.
내각책임제인 방글라데시에서는 총리가 실질적 권한을 갖는다. 대통령은 평상시 상징적 임무를 수행하지만 비상시에는 국가원수로서 국정을 주도할 수 있다.
과도정부 수반으로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빈곤퇴치 운동가인 무함마드 유누스(84·사진)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를 주도한 대학생 지도부는 6일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을 통해 “유누스가 과도정부 수반인 최고 고문을 맡는 방안에 학생 지도부가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유누스가 이 같은 요청을 수락했고 최대한 빨리 귀국할 것이라고 전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독립유공자 자녀 공직할당제 부활 결정에 대한 반발로 발생한 시위로 300여명이 사망하는 등 유혈사태가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