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에 드디어 ‘태권도의 시간’이 다가왔다. 한국의 역대 올림픽 최다 금메달 획득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2020 도쿄 대회에서 노골드의 수모를 당한 태권도가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우고 효자 종목 위상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태권도는 7일 파리 그랑팔레에서 시작된다. 파리는 ‘태권도를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포함한다’는 결정이 내려진 1994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린 곳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장소다. 따라서 태권도 대표팀은 8년 만의 금메달과 함께 종주국으로서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각오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출발은 남자 58㎏급의 박태준(경희대)이 알린다. 그는 이번이 첫 올림픽이지만 큰 기대를 받는 선수다.
박태준은 지난 2월 장준(한국가스공사)을 누르고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장준은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을 건 선수로 한국 태권도의 간판으로 활약했지만 박태준에게 자리를 내줬다. 박태준의 도전은 베네수엘라의 요한드리 그라나도와 16강전을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가장 큰 고비로는 세계랭킹 1위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튀니지)와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4강이 꼽힌다. 젠두비는 지난해 10월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 그랑프리 3차 시리즈 결승에서 장준을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박태준이 2022년 10월 열린 WT 그랑프리시리즈 3차에서 젠두비를 잡아낸 만큼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 대회에서 박태준은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비토 델라킬라(이탈리아)까지 잡아내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박태준이 이 체급에서 우승할 경우 한국 최초가 된다. 이대훈이 2012 런던 은메달, 김태훈과 장준이 2016, 2020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지만 아직 금메달은 없다.
다만, 박태준을 향한 세간의 평가는 야박한 편이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박태준이 메달을 따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데이터 분석업체 그레이스노트 역시 박태준이 동메달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박태준은 자신감이 넘친다. 박태준은 “난 나 자신에게 집중하겠다”며 “그동안 경쟁선수들을 잘 분석했고 공개하기 어렵지만 상대 선수가 당황할 수 있는 다양한 작전을 짰다”고 강조했다.
박태준에 이어 김유진(울산체육회)이 8일 여자 57㎏급에서 금빛 발차기를 준비한다. 한국은 이 체급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따냈지만 2008년 베이징 대회를 끝으로 금맥이 끊겼다. 김유진은 “파리올림픽까지 오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본선은 별거 아닐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