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 위에서 날리는 주먹만큼이나 강한 논란을 뚫고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가 올림픽 금메달에 한 걸음 다가섰다.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66㎏급 준결승. 칼리프는 잔자엠 수완나펭(태국)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5-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칼리프는 경기 내내 상대를 압도했다. 모든 라운드에서 30-27, 30-26의 점수로 우위를 점하며 넉넉한 점수 차로 승리를 따냈다. 성별 논란으로 출전 자체가 불투명했던 선수가 이제 금메달까지 단 한 경기만을 남겨두게 됐다.
이날 칼리프에 완패를 당한 수완나펭은 “그녀는 여성이다. 매우 강할 뿐이다. 나의 스피드를 활약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녀는 너무 강했다”며 패배를 받아들이는 말을 남겼다.
칼리프의 올림픽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그녀는 린위팅(대만)과 함께 이번 대회 성별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지난해 국제복싱협회(IBA)는 칼리프와 린위팅이 ‘XY 염색체’를 가졌다고 주장하며 세계선수권대회 실격을 선언했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에 대한 증거가 없다며 두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이번 논란은 스포츠계에서 성 정체성과 공정성에 대한 논쟁을 다시 한 번 불러일으켰다. IOC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여전히 칼리프의 출전이 다른 선수들에게 불공정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논란 속에서도 칼리프는 강한 면모를 보였다. 16강전에서는 안젤라 카리니(이탈리아)에게 46초 만에 기권승을, 8강전에서는 언너 루처 허모리(헝가리)를 상대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칼리프는 한국 시간으로 10일 오전 5시51분에 열리는 결승전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성별 논란을 뚫고 올림픽 무대에 선 그녀가 과연 금메달의 영광을 안을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