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극우단체의 재일한국인, 북한 국적 조선인을 상대로 한 발언을 도쿄도가 조례를 근거로 ‘헤이트스피치’(혐오발언)으로 인정했다.
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도는 지난해 9월 1일 도쿄 스미다구에 열린 집회에서 나온 ‘조선으로 돌아가라’, ‘너희들은 쓰레기다’라는 발언을 “부당한 차별적 언동에 해당한다”며 헤이트 스피치로 인정했다. 인터넷에 배포된 동영사의 삭제도 도쿄 법무국에 요청했다.
해당 발언은 1923년 9월 1일 발생한 간토대지진 당시 목숨을 잃은 조선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 비석 근처에서 이 비석의 철거 등을 주장하는 단체의 집회에서 나왔다. 발언을 신고한 남성은 아사히에 “현장에는 재일한국인, 조선인이 있었다. 차별 대상자에 직접 전해진 헤이트 스피치였다”고 꼬집었다.
집회를 주최한 단체는 ‘일본여성모임, 소요카제(산들바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체는 2019년 9월에도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개최한 집회에서 헤이트스피치를 일삼았다.
일본 사회의 우경화에 따라 간토대지진 당시 군대와 경찰, 민간 자경단의 방조 혹은 주도 아래 벌어진 조선인 학살을 부정하고, 당시의 피해를 추모하는 시설 철거를 주장하며 헤이트스피치를 일삼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우익성향의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취임 첫해인 2016년 희생자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냈으나, 2017년부터 7년간은 보내지 않았다. 지난 6월 도쿄도 지사 선거를 앞두고도 추도문을 보내지 않을 것이란 의사를 밝혔다. 이를 두고 도쿄대 교수, 직원들은 5일 조선인 학살을 인정하고 관련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내라고 요구했다. 일본 정부도 학살을 없던 일인 양 치부하고 사죄, 책임 요구엔 반응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