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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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티메프 사태’ 진화 나서…“피해업체에 1.2조 유동성 공급”

정부가 위메프·티몬의 미정산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에 나선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와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사)의 정산기한을 판매마감일 기준 40일 이내로 설정하는 한편 판매대금의 별도관리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법제화하기로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피해업체에 대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합심해 1조2000억원의 유동성을 신속하게 공급할 계획”이라면서 “이번 사태와 같은 피해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이커머스와 PG사에 대규모 유통업자보다 짧은 정산기한을 도입하고, 판매대금 별도관리 의무를 신설하는 등 근본적인 제도개선도 병행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기재부가 이날 발표한 ‘위메프·티몬 사태 추가 대응방안 및 제도개선 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9일 발표한 ‘5600억원+α(알파)’ 규모의 유동성 지원 방안에 더해 지자체 재원을 활용해 약 6000억원의 자체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9일부터 20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안정자금 접수가 시작되며 총 3000억원 상당의 신용보증기금·기업은행 금융지원도 이뤄진다. 신보·기은 금융지원의 경우 업체당 3억원까지 보증심사를 간소화해 최대한 공급하고, 피해규모와 집행추이 등을 고려해 필요시 지원 규모를 추가 확대하기로 했다. 또 이날부터 정산지연 기간(5월~) 매출이 있는 기업 중 기존 대출·보증에 대해 금융사별로 최대 1년 만기를 연장해준다. 여행사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관광기금 융자와 이차보전 중복 지원을 허용하고, 이차보전 심사기간도 4주에서 2주로 단축된다.

 

기재부에 따르면 일반상품 소비자 피해금액은 최소 6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상품권·여행상품 등을 포함하면 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소비자 피해 지원을 위해 일반상품은 이번 주 중 환불이 완료되도록 지원하고, 휴대전화 소액결제 금액에 대해서도 신속한 환불이 이뤄지도록 PG사와 이동통신사에 협로를 요청하기로 했다. 여행·항공권·숙박 분야 소비자를 대상으로 집단 분쟁조정 신청을 받고, 일반 상품 및 통신판매업자에 대해서도 조정 요건 해당 시 집단 분쟁조정을 실시하기로 했다.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 뉴스1

비슷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 방안도 마련됐다. 먼저 대규모유통업법을 개정해 이커머스 업체의 정산기한을 대규모 유통업자보다 짧은 수준으로 설정하고, 위반시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현재 대규모 유통업자의 정산기한은 특약매입·위탁판매는 판매마감일 기준 40일이고 직매입은 상품수령일 기준 60일이다. 구체적 정산기한은 업계·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추후 결정된다. 정부는 이커머스를 함께 경영하지 않는 PG사의 경우 기존대로 사업자 간 계약으로 정산기한을 정하되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제재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커머스 업체와 PG사 모두에게 대금의 일정 비율을 예치·신탁·지급보증보험 등으로 별도 관리하는 의무도 부과하기로 했다. 판매 대금을 ‘쌈짓돈’처럼 활용해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또 PG사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PG사의 등록요건을 강화하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업무 정지·등록 취소 등 제재를 할 수 있도록 전자금융거래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권이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