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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바람 잘 날 없는 창원산업진흥원… 내정설 불거진 원장 경찰 수사에 직원 채용 비리 의혹까지

경남 창원시 산하 창원산업진흥원(진흥원)이 최근 각종 구설에 휘말려 홍역을 앓고 있다.

 

직원 채용 비리 의혹이 제기돼 압수수색 당한 데 이어 채용 과정에서 사전 내정설이 불거진 신임 원장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창원산업진흥원 CI.

7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이 이정환 신임 창원산업진흥원장 사전 내정 의혹 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 원장은 진흥원의 원장 채용 과정에서 사전 내정설이 불거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원장 1차 공모 때 면접 전형에서 떨어졌던 이 원장이 2차 공모 때 최종 합격한 경위를 파악하는 게 이번 경찰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해 분석하면서 실체적 진실을 확인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진흥원은 지난 5월 7개월여 동안 공석이던 원장을 뽑는 채용 공고를 올렸다.

 

1차 공모 때 총 12명이 지원해 최종 2명이 원장 후보로 뽑혔는데, 진흥원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원장 후보 ‘적격자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한 달여 뒤 2차 공모가 진행됐고 총 9명이 지원해 최종 2명이 원장 후보자로 추천됐다.

 

진흥원은 2명 중 현 원장인 이정환 전 한국재료연구원장을 원장 임용 후보자로 선정했다.

 

창원시의회 인사검증을 거친 뒤 이 후보자는 원장으로 임용됐다.

 

그런데 이 원장은 1차 공모 때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상황에서 1차 공모 때 이사회 의결 과정에서 진흥원 이사로 참여한 창원시 A국장이 다른 이사들에게 ‘이번 지원자 중에는 원장 후보 적격자가 없다’고 유도한 것으로 의심이 드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게다가 1차 공모 때 원장 후보로 올랐던 2명 중 1명이 2차 공모 때 다시 지원했다가 서류 전형에서 떨어졌다는 사실도 확인되면서 지역 야권을 중심으로 이 원장의 사전 내정 의혹 논란은 확산됐다.

 

더불어민주당 창원시의원 원내대표단은 창원시에 1차 원장 채용 공모 당시 이사회 회의록을 공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회의록 일부 부분을 제외해서 열람시킨 뒤 다시 회수해가는 바람에 민주당 시의원들은 이에 반발하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진형익 더불어민주당 창원시의원은 “이 원장은 인사검증 당시 1차 공모에서 왜 떨어졌는지, 2차 공모에서 왜 합격했는지 그 이유를 본인도 궁금하다고 언급했는데 결국 진실은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6일 경찰은 직원 채용 비리 의혹과 관련해 진흥원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진흥원 채용을 부탁하며 브로커 A씨 등에게 1000만원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창원시는 해당 채용 건이 2022년 6월에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실제 진흥원 임직원이 부정 채용 과정에 개입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창원=강승우 기자 ks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