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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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 입맛 사로잡은 ‘K푸드’… 한류 타고 수출 고공행진 [농어촌이 미래다-그린 라이프]

정부, 세계 각국 홍보전도 한 몫

파리올림픽 기간 ‘코리아 위크’ 판촉전
까르푸서 김치·쌀 가공품 등 집중 판매
K푸드 행사엔 이틀간 4만1000명 몰려
獨선 보성녹차·中선 홍삼 등 홍보 나서

7월까지 농식품 수출 7.7조 역대 최대
품목은 라면이 9597억으로 1위 올라
농식품부 “2024년 목표 100억弗 달성 기대”

올림픽이 한창인 프랑스 파리 시내에 마련된 ‘코리아 하우스’. 한국을 홍보하기 위해 마련된 이 공간에서 지난달 27∼31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K푸드 홍보관’이 운영된 것. 홍보관을 찾은 이들에게는 현지에서 한국 음식을 구매할 수 있는 지도가 제공됐다. 떡볶이와 무알코올 맥주가 담긴 ‘구디백’도 선물로 전달됐다. 행사 기간 내내 각국 관광객이 몰리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정부는 K푸드 수요 확대를 위해 그간 해외 주요 소비층을 겨냥한 온·오프라인 마케팅, 미디어 홍보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K푸드 홍보관도 이 같은 지원의 일환이다. 정부의 홍보 강화와 K컬처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K푸드 수출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7~31일 프랑스 파리 인근 '코리아하우스'에 마련된 'K푸드 홍보관'에서 관람객들이 떡볶이, 무알코올 캔맥주 등이 들어 있는 '구디백'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제공

◆파리서도 K푸드 인기

8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림픽 개막 전인 지난 6월17일부터 1주일간 파리에서 카르푸와 함께 ‘코리아 위크’ 판촉 행사도 진행했다. 이 행사에는 프랑스의 대형 유통업체인 카르푸와 르클레어 오프라인 매장 300여곳이 참여해 우리나라 라면과 김치, 소스·장류, 쌀 가공식품 등이 집중 판매됐다.

같은 달 22∼23일 파리에서 열린 K관광 로드쇼 연계 K푸드 홍보 행사에는 이틀간 4만1000명이 몰렸다. 홍보 부스에서는 약 1만명분의 시음·시식 행사가 진행됐다. 나아가 올림픽 기간 동안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한 K컬처 종합 홍보관인 코리아하우스에서는 한국 식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 운영됐다.

농식품부는 올림픽 외 각종 스포츠 행사에서 K푸드 홍보에 힘써왔다. 지난 6월 독일 전역에서 열린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는 문경 오미자에이드, 보성 녹차라떼, 금산 홍삼라떼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음료를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6월 초 미국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하나인 샵라이트 클래식 대회에서도 K푸드 홍보관을 운영했으며, 지난달 말에는 미국프로야구(MLB) 마이너리그의 더블A 팀인 몽고메리 비스킷츠 구단과 협약을 맺고 선수들이 ‘김치’라고 적힌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전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 태국에서는 파리 올림픽 태권도 대표단 응원 릴레이 행사에 경품으로 K푸드를 증정하고, 중국에서도 홍삼·에너지바 등 건강식품 홍보를 위해 테니스 동호인 대회를 개최하고 시식 행사도 추진한다.

◆미국·유럽서 인기… 역대 최고 수출

K푸드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매달 수출액이 집계될 때마다 최고를 기록 중이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농식품 수출액(잠정)은 56억6750만달러(약 7조7736억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수출액이 가장 많은 품목은 라면이다. 지난달까지 라면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34.0% 늘어난 6억9940만달러(9597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음으로 연초류(일반·전자담배)가 6억3600만달러(약 8720억원)로 9.0% 증가했으며, 과자류는 4억2400만달러(약 5813억원)로 14.7% 늘었다. 음료(3억8800만달러)는 11.8% 증가했고, 커피 조제품(1억9700만달러)과 인삼류(1억7900만달러)는 각각 3.2%, 5.0% 늘었다.

즉석밥과 냉동김밥 등 쌀 가공식품(1억6490만달러)은 건강식과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45.7%나 급증했다. 김치(9690만달러)도 3.7% 늘었다.

신선식품은 소폭(0.8%) 줄었지만, 국내 작황 부진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농식품부는 하반기부터 올해 수확 물량이 나오면 수출액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별로는 유럽에 대한 수출이 33.3% 늘어나 주요 시장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는 한류 인기에다 비건 만두, 상온 유통 김치 등 수출기업의 제품 다양화 등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또 라면 안전성 이슈의 해소, 삼계탕 등 열처리 가금육의 수출 검역 타결 등도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럽에 이어 미국 8억8600만달러(23.0%), 중국 8억3700만달러(5.9%), 일본 7억9400만달러(6.7%), 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억9950만달러(5.5%) 등에서도 수출액이 늘어났다.

농식품부는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농식품 수출액 목표치인 100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주필 식품산업정책관은 “우리 수출농가·기업의 노력 덕분에 농식품 수출이 지속 성장하고 있다”며 “정부는 해외 소비자 대상 홍보가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현지 유통매장 입점 및 구매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외공동물류센터 확충, 수입업체·유통매장 발굴 및 입점 협의 등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