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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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윈즐릿 "촬영중 뱃살 접히지 않게 앉으란 요구 거부"

여성 종군기자 전기영화 '리' 개봉 전 인터뷰…"내 외모 그대로에 자부심"

영화 '타이타닉' 등으로 유명한 배우 케이트 윈즐릿(48)이 올 가을 개봉을 앞둔 영화 촬영 중 스태프의 요구를 거부하고 뱃살을 당당히 드러냈다면서 나이가 들어가는 자신의 외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다고 밝혔다.

7일(현지시간) 패션잡지 하퍼스 바자 영국판에 공개된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윈즐릿은 2차 세계대전 때 종군 사진기자로 활동한 여성 리 밀러(1907∼1977년)의 삶을 그린 영화 '리'(Lee)를 촬영할 당시 스태프로부터 "더 똑바로 앉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2023년 5월 영국 아카데미상(BAFTA)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받은 배우 케이트 윈즐릿. EPA연합뉴스

당시 윈즐릿은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벤치에 앉아 있는 장면을 촬영하던 중이었는데, 스태프는 그가 등을 구부리고 앉아 있어서 뱃살이 도드라져 보인다고 지적하며 자세를 조금 바꿔 달라고 요구한 것이었다.

윈즐릿은 그 스태프의 말을 듣자마자 "내 뱃살이 접히는 것이 안 보이도록 해달라는 건가요"라고 반문한 뒤 "절대 안 돼요.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윈즐릿은 이 영화의 주인공인 리 밀러의 실제 모습에 가깝게 보이기 위해 영화 촬영에 들어가면서 그간 해오던 운동을 완전히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배우로서 스크린에서 완벽하게 보이지 않아도 신경 쓰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정반대다. 내 얼굴에서 보이는 것은 내 삶이기 때문에 나는 그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그것을 감추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자신의 엄마가 거울을 보며 '나 예뻐'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내 동시대 여성은 한 명도 없다"며 "우리는 스스로를 비하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이제 자신을 훨씬 더 받아들이고 (자신에 대한) 판단을 거부한다는 사실에 큰 안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윈즐릿은 2021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도 과거 미국 HBO 드라마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 촬영 당시 베드신을 찍은 뒤 몸매를 날씬하게 보정하자는 감독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 10월에 50세가 되는 윈즐릿은 자신의 50번째 생일을 소박하게 자축한 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특별한 하이킹,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장소 등 50가지의 기발한 일을 하며 한 해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 '리'는 영국과 미국 등에서 오는 9∼10월 개봉될 예정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