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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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에 발 묶인 우주인들, 스페이스X 타고 오나

美 보잉 스타라이너 비행사 2명
1주 머물려다 결함 탓 두 달 체류
경쟁사 우주캡슐 타고 귀환 검토
계획 확정되면 2025년 2월 돌아와

미국 보잉사의 우주캡슐 ‘CST-100 스타라이너’(스타라이너)의 첫 유인 시험비행에 나섰다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예상보다 오래 체류하게 된 우주비행사들이 경쟁 관계인 스페이스X의 우주캡슐을 타고 귀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7일(현지시간)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스타라이너 비행 임무에 참여한 나사 소속 우주비행사 배리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의 지구 귀환에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을 활용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대안을 택하게 되면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은 당초 계획된 4명이 아니라 2명만 탑승해 ISS로 이동하고,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내년 2월 이 우주선을 타고 지구로 돌아오게 된다.

미국 보잉사의 우주캡슐 스타라이너가 지난달 3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돼 있다. 나사 제공

이럴 경우 지난 6월5일 지구를 떠나 두 달 넘게 ISS에서 체류해온 두 우주비행사는 내년 2월까지 총 8개월여간 ISS에 머물게 된다.

다만 이런 계획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며, 나사는 이달 중순까지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이들은 당초 ISS에 일주일가량 체류한 뒤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스타라이너가 지구에서 발사된 뒤 ISS에 도킹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헬륨 누출과 기동 추진기 고장 등의 문제가 발생했으며, 이후에도 이런 문제는 계속 해결되지 않았다. 나사는 지난 2개월간 보잉과 함께 이런 문제를 처리하고 유인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밝혀 왔지만 결국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나사가 우주비행사 귀환에 스페이스X의 우주캡슐을 활용하게 되면 스타라이너는 무인 비행으로 먼저 지구 귀환을 시도한다.

켄 바우어삭스 나사 부국장은 “지난 1∼2주 동안의 상황을 보면 스타라이너가 우주비행사를 태우지 않고 돌아올 가능성이 조금 커졌다”며 “우리는 이 옵션을 더 면밀히 검토해 실행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