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전기차가 폭발하는 등 관련 사고가 잇따르면서 지역 교육 당국이 학교 내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를 멈추겠다고 밝혔다.
9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학생 안전에 대한 조금의 우려도 없어질 때까지 학교 내 전기차 충전소 설치를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임 교육감의 이런 발언은 지난 6월 화성시 아리셀 배터리 공장에서 23명이 목숨을 잃은 화재 참사가 일어나자 “학교 내 자동차 전기충전소 설치에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한 뒤 나온 강경책이다.
그는 이날 파주시 문산동초등학교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시설을 점검하고 “전기차 충전소가 학생 안전보다 우선일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학교내 충전소 설치의무는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라며 “무더운 날씨 거미줄 친 야외 충전시설을 보면서, 이렇게 규정한 법은 개정돼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의 친환경자동차법은 주차대수가 50대 이상인 학교는 전기차 충전 전용주차 공간과 충전시설을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규정했다.
이에 대해 임 교육감은 “전기차와 충전시설에 대한 확실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 안전과 직결된 학교 안까지 의무 설치하게 하는 건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올해 상반기 도의회에서 학생 안전을 위해 유치원, 학교를 전기차 충전소 설치 의무구역에서 제외하는 조례 개정을 노력했지만 보류된 상황”이라며 “지자체와 협의해 학교 내 의무설치 유예기간을 늘리고 빠른 조례 개정이 이뤄지도록 도의회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달 1일 인천 청라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전기차가 폭발하면서 주변 차량 140여대가 불에 타고 주민 12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해당 차종에는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