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공영방송 정상화 앞두고 법원 “일단 방문진 이사 임명 정지”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정부가 속도감 있게 추진했던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교체가 법원에서 일시적인 제동에 걸렸다. 법원은 차기 이사 6명의 임기 시작을 오는 26일까지 잠정 중단해라고 결정했다. 결국 새 이사들은 13일 취임할 예정이었지만 법원 결정으로 일단 미뤄졌고 MBC 사장 교체 등 예상됐던 일정도 지연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강재원)는 8일 현 방문진 이사진인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박선아 이사가 “방통위가 새 이사 6명을 임명한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낸 신청에 대해 이같이 결정했다. 집행정지 신청의 정식 결론이 아니라 심리 중간에 이뤄진 임시 결정이다.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 건물. 연합뉴스

앞서 방통위 측은 재판부에 심문기일을 늦춰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9일로 예정된 심문기일을 19일로 늦췄다. 그러면서 새 이사들의 임기가 시작되지 않도록 잠정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임기만료 예정인 방문진 이사들과 그 후임자로 임명된 자들 사이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잠정적으로 임명 처분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야권 인사로 분류되는 권 이사장 등 3명은 26일까지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재판부는 오는 19일 심문기일을 열고 26일 전까지 집행정지 사건의 최종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달 31일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위원 임명 후 약 10시간 만에 방문진 신임 이사로 김동률 서강대 교수, 손정미 TV조선 시청자위원회 위원, 윤길용 방심위 방송자문 특별위원, 이우용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임무영·허익범 변호사 등 6명을 선임했다. 권 이사장 등은 ‘2인 체제’ 방통위는 임명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이와 별도로 방문진 이사 공모에 지원했다가 임명되지 못한 조능희 전 MBC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송요훈 전 아리랑국제방송 방송본부장, 송기원 전 전주MBC 사장도 같은 취지의 소송을 낸 상태다.

 

방통위는 즉시 설명자료를 내고 “법원은 사건의 심리 및 종국 결정에 필요한 기간 동안 임명의 효력을 잠정적으로 정지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