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태권도 간판 이다빈(27·서울특별시청)이 2024 파리 올림픽 준결승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제 3위 결정전으로 향해 동메달을 노린다.
이다빈은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대회 태권도 여자 67㎏초과급 준결승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스베틀라나 오시포바에게 라운드 점수 0-2(3-3 5-9)로 패했다.
동점이 된 라운드는 회전차기로 딴 점수가 더 많은 선수, 머리-몸통-주먹-감점의 순으로 낸 점수가 더 많은 선수, 전자호구 유효 타격이 많은 선수 순으로 승자를 결정한다.
이 기준에 따라 1라운드를 내준 이다빈은 2라운드에 반전을 만들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1라운드 종료 24초 전만 해도 이다빈이 처음으로 머리 공격을 성공, 라운드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10초 만에 오시포바에게 머리를 얻어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동점 시 승패 규정에 따라 3-3으로 끝난 1라운드를 내준 이다빈은 2라운드에도 웃지 못했다.
2라운드 시작 13초 만에 머리 공격을 허용한 이다빈은 경기 종료 45초 전 상대와 몸통 공격을 주고받은 장면 이외에는 유효타를 만들지 못했다.
다급해진 이다빈은 종료 17초 전 한 차례 감점을 받았고, 9초 후 또 머리를 얻어맞으면서 패색이 짙어졌다.
격차를 벌린 오시포바가 이다빈의 공격을 피하는 과정에서 두 차례 감점을 받았으나 리드를 끝까지 지켜 9-5로 2라운드도 따냈다.
세계태권도연맹(WT)이 올림픽 직전인 지난 6월까지 집계한 겨루기 랭킹에서 이다빈은 4위, 오시포바는 9위였다.
이로써 이번 대회 세 번째 금메달 획득을 바랐던 한국 태권도의 꿈도 무산됐다.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태권도가 딴 금메달도 2개로 확정됐다. 지난 7일 남자 58㎏급에서 박태준(경희대), 8일 여자 57㎏급에서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이 우승했다.
금메달 2개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김소희 여자 49㎏급·오혜리 여자 67㎏급)와 같은 성적이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때는 '노골드'에 그쳤다.
이다빈은 올림픽 금메달만 추가하면 그랜드슬램(올림픽·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다빈은 이제 3위 결정전에서 동메달 획득을 노린다. 동메달을 딴다면 2020 도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이다빈의 두 번째 메달이다.
이다빈은 우리나라 여자 겨루기 간판선수로 활약해왔다. 고등학생 때 출전한 2014 인천 아시안게임(62㎏급)에서 우승하더니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67㎏ 초과급)도 우승했다.
2019년 맨체스터 세계선수권대회와 2016년 마닐라 아시아선수권대회 73㎏급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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