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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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세에 ‘타이타닉’ 주제가… 셀린 디옹 “무단 사용”

SNS 통해 “결코 허가한 적 없다” 밝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유세 도중 영화 ‘타이타닉’(1997)의 주제가 ‘마이하트윌고온’(My Heart Will Go On)이 쓰인 것에 대해 가수 셀린 디옹 측이 “무단 사용”이라고 비난했다. 디옹은 문화계 여러 인사들과 마찬가지로 트럼프에 비판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캐나다 가수 셀린 디옹. AFP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디옹의 매니저와 음반사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 캐나다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성명에서 “트럼프 캠프의 노래 및 관련 영상 이용은 결코 승인된 것이 아니었다”며 “셀린 디옹은 이번 사례는 물론 그와 유사한 다른 사용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하루 전인 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트럼프는 그날 캐나다와의 접경 지역인 몬태나주(州) 보즈먼에서 대선 유세를 했다. 그런데 유세 현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 디옹이 ‘마이하트윌고온’을 열창하는 동영상을 상영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만든 ‘타이타닉’에 삽입된 이 노래는 디옹의 대표곡으로 음반만 1800만장이 팔려 나갔다. 디옹은 이 곡으로 아카데미상은 물론 골든글로브상과 그래미상도 휩쓸었다.

 

캐나다 국적의 디옹은 트럼프에 비판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을 누르고 당선된 뒤 디옹에게 2017년 1월 대통령 취임식에서 축하 공연을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7월26일 파리 올림픽 개막식 축하 공연에서 셀린 디옹이 에펠탑을 무대로 에디트 피아프의 샹송 ‘사랑의 찬가’를 열창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각에선 이번 음원 및 동영상 무단 사용 논란과 관련해 ‘트럼프 캠프의 초조함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을 내놓는다. 지난 6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완승한 트럼프는 7월 암살 미수 사건을 겪으며 인기가 급상승했다. 그러자 바이든은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와 대통령 연임 도전 포기라는 결단을 내렸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에게 바통을 넘겨 받아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며 트럼프와 해리스의 지지율 차이는 급속히 좁혀졌다. 몇몇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선 해리스가 트럼프에 앞선다는 결과도 나왔다.

 

한편 디옹은 최근 파리 올림픽 개막식 축하셀린 디옹 공연 당시 에펠탑에서 프랑스 국민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샹송 ‘사랑의 찬가’를 불러 전 세계에 커다란 감동을 안겼다. 이는 2022년 12월 그가 희소 신경 질환인 ‘전신 근육 강직인간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고백하며 활동을 중단한 이후 처음 무대에 복귀한 것이어서 ‘인간 승리’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태훈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