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흥원 양구군수가 12일 “수입천 댐 건설 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흥원 군수는 이날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소양강 댐과 화천 댐, 평화의 댐 등 3개 댐에 둘러싸여 ‘육지 속의 섬’으로 전락한 양구에 또 댐이 건설된다는 것은 양구군민들을 호수에 갇혀 죽으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서 군수는 “1944년 전력 생산을 위한 화천 댐이 건설되면서 양구읍 군량리와 공수리, 상무룡리 등이 수몰됐고 1973년에는 소양강 댐이 준공되면서 남면 일부를 비롯한 춘천·인제 등 3개 지역의 38개 마을이 물속으로 사라져 1만8500여명의 주민들이 타지로 떠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양구에서 춘천까지 직선거리로 30㎞에 불과해 40분이면 갈 수 있었으나 소양강 댐이 준공된 이후에는 3시간이 소요될 만큼 교통여건이 크게 악화됐다”며 “이로 인해 물가가 상승, 양구군민들은 전국에서 가장 비싼 연탄을 때야만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1966년 양구의 연간 안개일수는 26일이었지만 1993~2010년에는 123일로 무려 다섯 배 가까이 늘어나 농작물 생장에 피해는 물론 호흡기 질환 위험이 커져 주민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댐 주변이 각종 규제로 묶여 아무 개발도 할 수 없게 되면서 인구가 크게 줄어드는 것은 물론 향후에도 악영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군수는 “소양강 댐이 건설되지 이전 4만 명을 웃돌던 양구군 인구는 현재 2만 명 선으로 줄었다”며 “오랜 세월 국가 발전을 위해 희생을 감내해 오면서 중첩된 어려움에 직면한 양구군민들에게 각종 지원책을 내놓아도 부족한 마당에 오히려 수입천 댐을 건설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만약 댐이 건설되면 생태관광지역이자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은 두타연 수몰과 함께 천연기념물 열목어와 산양, 사향노루 서식지도 파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 군수는 “지난 50년간 소양강 댐 주변 지역의 피해규모는 10조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에 반해 수자원공사는 소양강 댐으로 연간 2000억원 수익을 올렸고 수도권 2000만명이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게 살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또다시 양구군민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수입천 댐 건설 계획을 철회하고 향후 양구군의 발전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