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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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조산 예방 위한 '자궁경부결찰술'… 자궁경부 길이 짧지 않으면 조산위험 높여

조산 위험을 줄이기 위한 자궁경부결찰술이 쌍둥이 임신부에 불필요하게 시행될 경우 오히려 조산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정진훈 교수팀은 2019년 1월∼2021년 6월 국내 10개 상급종합병원에서 분만한 쌍둥이 임신부 2638명 중 임신 24주 이전 측정한 자궁경부 길이가 2.5㎝를 넘는 산모 1339명을 대상으로 자궁경부결찰술 여부와 실제 조산 여부를 연구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12일 밝혔다.

 

단태아 임신부의 경우 과거 조산 경험이 있으면서 임신 24주 이전 자궁경부 길이가 2.5㎝보다 짧으면 조산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자궁경부를 원형으로 묶는 자궁경부결찰술을 시행할 수 있다. 그러나 쌍둥이 임신부에 대해서는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보니 쌍둥이 임신이라는 이유로 불필요하게 자궁경부결찰술이 시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쌍둥이 출산의 절반은 임신 37주 내 분만하는 조산이다. 

 

연구 결과 임신 24주 이전 자궁경부 길이가 2.5㎝ 이상인 쌍둥이 임신부 중 자궁경부결찰술을 받은 임신부의 조산률이 오히려 높았다.

 

재태 기간(임신 기간)은 평균 2주 짧았으며, 조산 중에서도 미숙아 합병증 발생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임신 34주 미만 조산 비율이 4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24주 이전 자궁경부 길이가 2.5를 넘으면서 자궁경부결찰술을 받지 않은 산모(1320명)의 평균 재태 기간(임신 기간)은 35.9주인 반면 자궁경부결찰술을 받은 산모(19명)는 평균 33.8주로 오히려 2주 가량 짧았다. 또 임신 34주 미만 조산율을 분석한 결과 자궁경부결찰술을 받지 않은 산모는 10.8%인 반면 자궁경부결찰술을 받은 환자는 42.1%로 약 3.9배 높았다.

 

신생아 감염과 심할 경우 신생아 뇌병변, 산모 패혈증 등 태아와 산모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융모양막염 발생률도 자궁경부결찰술을 받지 않은 산모는 약 9.7%였던 반면 자궁경부결찰술을 받은 산모는 약 33.3%였다.

 

정진훈 교수는 “쌍둥이 임신부는 조산에 대한 걱정이 클 수밖에 없고 쌍둥이 자궁경부결찰술의 적응증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보니, 쌍둥이 임신이라는 이유로 자궁경부 짧지 않아도 미리 조산을 예방하기 위해 불필요하게 자궁경부결찰술이 시행되는 경우가 있다”며 “임신 24주 이전 자궁경부 길이가 2.5㎝ 이상으로 짧지 않을 때 자궁경부결찰술을 실시하면 오히려 산모와 태아에게 해가 될 수 있어 임신부 상태를 신중하게 평가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모체-태아, 신생아 의학저널(The Journal of Maternal-Fetal & Neonatal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