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온다는 입추(立秋·8월 7일)가 일주일 가까이 지나며 8월 중순에 접어들었지만, 더위는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3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체감온도는 32∼37도의 분포를 보이며, 일부 지역은 체감온도가 40도에 육박하고 있다.
오후 1시 기준 파주(탄현) 37.3도, 서울 35.2도, 홍천(팔봉) 37.0도, 청주(오창가곡) 34.8도, 홍성죽도 36.0도, 고창(심원 36.0도), 담양 36.0도, 예천(지보) 34.5도 등을 기록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소나기가 쏟아지기도 했으나 비가 내릴 때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갈 뿐, 오히려 습도가 오르면서 숨 막히는 듯한 찜통더위는 더 기승을 부리는 형국이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폭염일수는 전국 평균 8.2일로, 지난해 8월 한 달간 폭염일수인 9일에 이미 근접했다.
낮에는 폭염이 전국을 덮치고 밤에는 열대야로 잠 못 드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1일부터 간밤까지의 열대야 일수는 전국 평균 5.6일을 기록하며 지난해 한 달간 수치인 5.4일을 넘어섰다.
올해 여름 열대야 일수는 역대 3위인 총 14.5일로 집계돼 최악의 여름으로 여겨지는 1994년 16.8일과 2018년은 16.6일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의 경우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12일까지 23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지며 긴 열대야 역대 3위에 올랐다. 이날 밤 2위(1994년 24일)와 동률을 기록한 뒤, 이번 주 중 1위(2018년 26일) 기록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폭염은 대기 중상층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이중으로 우리나라를 덮은 가운데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불어 거대한 '한증막'을 만들면서 발생했다.
기상청은 광복절(8월 15일)을 기점으로 더위가 한층 수그러드는 예년과 달리 올해는 광복절 이후로도 더위가 이어지겠다고 봤다.
다만 더위의 양상은 다소 달라져 서풍 계열 바람이 아닌 동풍이 불면서 강원 강릉 등은 기온이 지금보다는 1∼3도가량 떨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무더위가 완전히 가시거나 열대야가 그치지는 않고, 백두대간 서쪽(영서)은 오히려 동풍이 더위를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바람이 산을 넘으며 한층 뜨거워지는 '푄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강원 홍천 기온이 41도까지 치솟고 서울은 39.6도까지 올랐을 때도 일본 쪽에서 태풍이 소멸하며 우리나라로 동풍이 불었다.
기상청은 주말부터 다음 주까지 아침 기온은 23∼27도, 낮 기온은 30∼34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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