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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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아, 열혈 형사로 변신… “멋진 언니 반응에 깜짝”

넷플릭스 영화 ‘크로스’서 액션 연기 소화

“트위터(현 X) 반응을 보는데 ‘언니 멋있다’고. 그런 글들이 고맙더라고요.”

배우 염정아(사진)는 넷플릭스 영화 ‘크로스’ 공개 이후 온라인에서 이런 반응을 접했다고 한다. ‘크로스’에서 그는 열혈 형사를 연기한다. 전기 충격기를 손에 낀 채 범인을 검거하고 몸 사리지 않고 총격전을 벌인다. 부하 형사들과 회식에서는 “잔인한 여자라 나를 욕하지는 마, 잠시 너를 위해 수갑을 채운 거야”라며 목청껏 노래하는 선머슴 같은 면도 있다.

 

1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염정아는 “한동안 센 캐릭터를 정말 하고 싶었는데 이 작품을 하게 됐다”며 만족해했다. 그는 최근 잇따라 ‘센 여성’을 선보였다. ‘크로스’에서는 베테랑 형사 미선, 최근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노 웨이 아웃: 더 룰렛’에서는 입이 거칠고 정략에 능한 정치인을 능청스럽게 해냈다.

‘크로스’는 군 특수요원이었던 남편 강무(황정민)가 아내 미선에게 과거를 숨기고 전업주부로 살다가 다시 비밀 작전에 참여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미선은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고 뒤쫓다 이 작전에 휘말린다.

염정아는 액션 연기에 대해 “잘못 할까 봐 현장에서 매 컷 떨면서 했다”며 “무술감독님이 워낙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잘해 보이게끔 찍어서 결과물이 멋있게 나왔다”고 말했다. 총격 장면에 대해서는 자신이 주연한 미스터리 영화 ‘H’(2002)를 언급하며 “이번에 총을 잡으니까 그때 연습해 놓은 자세 같은 게 기억이 나더라”라고 했다.

이 영화에서 그는 배우 황정민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 염정아는 “(황정민의) 엄청난 배려와 성실함에 굉장히 놀랐다”고 밝혔다. 액션 장면을 찍는 날에는 황정민이 일찌감치 도착해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여성 배우들에게 위험한 요소는 없는지 확인했다고 한다.

1991년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으로 데뷔해 연기 경력 30년이 넘은 그는 “최근 작품을 선택할 때 좀 더 과감해지고 넓어지고 열린 자세가 된 것 같다”며 “예전에는 ‘내가 액션을 어떻게 해’ 했는데 하니까 되더라”라고 말했다.

“제 연기는 조금씩 는 것 같아요. 쉬지 않고 해오길 참 잘한 것 같아요. 앞으로도 오래 연기하고 싶어요. 그러다 보면 다양한 역할을 하게 되겠죠. 이 일을 하고 있는 게 너무 재밌고, 점점 더 재밌어져요. 가정 외에 나를 이렇게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죠.”


송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