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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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등 보복 임박설에… 이스라엘 ‘최고 경계’ 태세 돌입

이 국방 “이란·헤즈볼라 위협 현실화”
美매체 “몇 시간 내 공격”… 전운 최고조
이란, 서방 만류에도 “보복은 권리” 강경
대리세력엔 “전면전 피해야” 주의 요구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의 암살 이후 이란과 하마스 등이 보복을 시사하며 중동 내 전운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이스라엘이 보복에 대비해 군 경계태세를 최고로 끌어올렸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골란고원에서 이스라엘군을 시찰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적들의 선언과 성명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공격과 방어에서 최고 수준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의회 외무·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이란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위협이 현실화할 수 있다”며 “지난 며칠간 우리는 방어를 강화하고 대응 공격 옵션을 만드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고 밝혔다.

 

중동 내 긴장은 연일 고조되고 있다. 폭스뉴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과 그 추종 세력들이 24시간 안에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보복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국이 이날 발표한 보복 공격 자제 성명에 대해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의 범죄에 대한 어떠한 이의제기도 없이 이란이 주권과 영토 보전 침해에 대응하지 말 것을 뻔뻔스럽게 요구하고 있다”고 다음날 곧바로 일축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이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란은 침략자에 대응할 수 있는 합법적 권리가 있다”며 완고한 태도를 보였다.

‘성전파괴’ 애도의 날… 이스라엘 활동가 가자지구 집결 이스라엘 우파 활동가들이 유대교 명절인 ‘티샤 베아브’(성전파괴의 날)를 맞은 1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에 모여 이야기하고 있다. 티샤 베아브는 기원전 6세기 이스라엘왕국의 예루살렘성전(솔로몬성전)이 신바빌로니아제국의 공격으로 파괴된 것을 애도하는 기간으로, 올해는 8월12~13일이다. 앞서 외신은 이란과 ‘저항의 축’이 티샤 베아브 기간을 노리고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단행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가자=AFP연합뉴스

다만 이란이 표면적으로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도 대리세력 ‘저항의 축’ 지도자들과의 비공개회의에서는 ‘전면전은 피해야 한다’며 행동에 주의를 요구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은 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의 개입을 유도하려 이란을 전쟁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판단, 확전을 더욱 경계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미국은 이란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을 제공할 경우 대응하겠다는 경고를 내놨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이란이 탄도미사일 수백기를 러시아에 인도할 계획이라는 보도에 우려를 표명하며 이전이 추진되면 주요 7개국(G7),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과 신속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민경·이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