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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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널드 프랑스, 메뉴에서 ‘커리’ 소스 뺀다고 한 까닭은?

파리 올림픽 농구 결승전에서 美와 맞붙어
‘3점슛만 8개’ 커리 맹활약에 金메달 놓쳐
뜨거운 반응 일자 “커리 칭찬하려고 농담”

‘파리 올림픽 남자 농구 결승전에서 미국에 져 은메달에 그친 프랑스의 뒤끝 작열인가.’

 

맥도널드 프랑스가 “메뉴에서 커리(카레) 소스를 뺄 수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미국 국가대표 농구팀 스테픈 커리(Curry)의 맹활약 때문에 프랑스가 결승전에서 졌다는 앙금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에 뜨거운 반응이 쏟아지자 맥도널드 프랑스 측은 “농담이었다”며 물러섰다.

 

미국 농구 국가대표팀 스테픈 커리 선수가 10일(현지시간) 파리 올림픽 농구 결승전에서 특기인 3점슛을 성공시킨 뒤 포효하고 있다. 미국은 결승전에서 개최국 프랑스와 맞붙어 98 대 87로 이기고 금메달을 따냈다. AF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파리 올림픽 남자 농구 결승전 직후 맥도널드 프랑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명백한 이유로 우리는 최소 4년간 이 소스(this sauce)를 메뉴에서 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라는 글과 함께 커리 소스 사진을 게시했다. 4년이란 기간은 오는 20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릴 차기 하계 올림픽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파리 올림픽에서 커리가 이끄는 미국 농구팀에 당한 패배를 4년 뒤 LA 올림픽 때 설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 게시물이 맥도널드 프랑스 SNS 계정에 등록되자 단 7시간 만에 1만5000건 이상의 ‘좋아요’ 이모티콘이 붙었다고 CNN은 전했다. 언론사 기자들의 문의가 쏟아지자 맥도널드 프랑스 홍보팀은 “어제(10일) 농구 결승전 경기 그리고 거기에서 스테픈 커리 선수가 보여준 놀라운 활약상에 대한 농담”이라고 답했다. 맥도널드 프랑스 메뉴에서 진짜로 커리 소스를 빼는 일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이번 올림픽 남자 농구 결승전에서 미국은 커리와 르브론 제임스, 앤서니 데이비스, 케빈 듀랜트, 데빈 부커, 제이슨 테이텀, 조엘 엠비드 등 선수들을 앞세워 프랑스를 98 대 87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내리 5연속 우승이다. NBA(미국 프로농구 리그)에서도 정상급 실력을 자랑하는 스타들로만 꾸린 ‘드림팀’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뒷줄 왼쪽)이 10일(현지시간) 파리 올림픽 남자 농구 프랑스 대 미국의 결승전을 관람하며 손뼉을 치고  있다. 마크롱 오른쪽은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도 NBA에서 뛰는 선수들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지난 도쿄 올림픽 결승전에서 미국에 져 은메달에 그친 아쉬움을 떨치려는 듯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프랑스 대표팀을 목이 터져라 응원했다. 실제로 프랑스는 한때 3점차까지 추격하며 미국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는 듯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터진 커리의 3점슛에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커리는 이날 그가 올린 24득점을 전부 3점슛으로 꽂았다. 특히 경기 막판인 4쿼터에만 3점슛 4개를 성공시켰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