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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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달궈진 아스팔트는 몇도?…녹지와 차이 10도↑ [날씨+]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노면 온도도 치솟고 있다. 기상청이 노면 온도를 관측한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은 최고 온도가 45도를 넘어섰다. 장소와 높이에 따라 체감하는 더위 정도에 차이가 커 폭염 시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지난 9일 보라매공원에서 그늘이 없는 도로(아스팔트)와 나무그늘이 있는 녹지 온도를 각각 특별관측을 실시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아스팔트와 녹지 온도 차이는 평균적으로 3.1도고, 특히 햇볕에 바로 노출된 노면 온도는 지상으로부터 1.5m 떨어진 녹지 온도보다 10도 이상 높았다.

12일 오후 폭염경보가 발효 중인 서울 여의대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기상청이 특별관측을 실시한 지난 9일 오후 2∼4시 지면으로부터 1.5m 떨어진 녹지 온도는 평균 29.5도였고 최고기온은 30.4도였다. 지상 1.5m 높이의 아스팔트 도로 온도는 평균 32.6도였고 최고기온은 34.3도였다. 녹지와 비교하면 평균기온은 3.1도, 최고기온은 3.9도 차이 났다.

 

같은 시간에 도로 표면인 노면 평균기온은 42.9도, 최고기온은 45.5도에 달했다. 서 있는 사람의 높이가 1.5m 수준이라고 가정했을 때 아스팔트에 서서 느끼는 더위보다 노면에서 관측된 기온은 최고 11.2도 더 높았던 것이다. 같은 장소라도 지면 상태와 높이 등에 따라 체감하는 더위가 천차만별인 것이다.

 

폭염 시기에 그늘 유무와 노면 상태에 따라 나타나는 기온 차이가 크다는 관측 결과는 전에도 확인된 바 있다. 지난해 7∼8월 세 차례에 걸쳐 기상청이 사물인터넷(IoT) 기상관측감지기와 열화상카메라 등을 이용해 서울 송파구 잠실 부근 온도를 측정했을 때도 녹지는 최고기온이 평균 33.6도에 그쳤으나 주택지역은 최고기온이 37.7도로 4도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주택지역은 건물이 밀집했고 하루 종일 햇볕에 노출된 반면, 그늘 쉼터나 공원녹지는 햇볕이 차단돼 실제 기온 대비 지면온도가 2∼3도 더 낮게 집계된 곳도 있다.

폭염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11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이 붉게 보이고 있다.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은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색, 낮을수록 푸른색을 나타낸다. 뉴시스

그러나 이때도 아스팔트 노면 온도는 45∼55도 수준으로 매우 뜨거웠다. 아스팔트 노면 최고온도는 1.5도 높이에서의 최고기온보다 크게는 18.9도 더 높았다. 아스팔트 도로에 둘러싸인 버스정류장 역시 기온상승 효과를 받으며 평균기온이 34.4도로 높게 나타났다.

 

기상청은 “폭염 시 야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그늘, 녹지에서 휴식을 자주 취해야 한다”며 “건설현장 등 실외작업장에서는 폭염안전수칙을 적극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농작업 시 기온이 높은 오후시간에는 햇볕에 그대로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낮은 높이에서의 밭일 작업 등에 주의하고 키가 작고 체온 조절 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어린이들도 폭염에 활동을 자제하도록 보호자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같은 지역이라도 지면 상태나 주변 환경에 따라 기온이 높아질 수 있다”며 “특히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체감하는 더위 정도가 달라 온열질환 증상이 의심될 때는 곧바로 응급의료기관에 신고해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 청장은 “폭염 취약지역 특별관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국민 체감형 정보 생산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