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삐약이‘ 누르고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동메달 딴 일본 하야타 히나 “가미카제 정신 되새기고 싶다”며 군국주의 옹호 발언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에서 ‘삐약이’ 신유빈(20·대한항공)을 꺾고 동메달을 따낸 일본 여자 탁구 에이스 하야타 히나(24)가 ‘가미카제 정신을 되새기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15일 일본 NHK와 중국 베이징완바오(北京晩報) 등에 따르면 하야타는 지난 13일 일본 귀국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가고시마현 미나미규슈시의 지란특공평화회관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가고시마의 특공평화회관에 가서 살아있는 것, 그리고 탁구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지란특공평화회관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가미카제 공격의 출발 지점이던 지란공군기지에 세워진 시설이다. 가미카제 조종사들의 유서와 그들이 묵던 막사 등을 복원해 전시해 놓고 있다. 2014년 미나미규슈시가 이곳에 보관된 유서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려고 시도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가미카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언론을 통해 퍼진 이름으로, 일본에서는 ‘신풍특별공격대’(神風特別攻撃隊)라 불리던 부대로, 태평양 전쟁 말기에 일본군이 연합군 함선에 가했던 항공기를 이용한 자살 공격 전술 및 이를 위해 조직한 부대를 이르는 말이다. 가미카제 임무에 투입된 조종사들은 당대는 물론 현재도 일본 극우들에 의해 애국심과 자기희생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남아있다.

 

하야타가 이들의 복원해놓은 곳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일본의 군국주의를 옹호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에 한국과 중국 팬들은 하야타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 선수 판전둥과 쑨잉사는 중국 소셜 미디어 웨이보에서 하야타를 언팔로우 했다.

 

하야타는 파리 올림픽에서 여자 단식 동메달과 여자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단식 동메달결정전에서는 한국의 신유빈(대한항공)과 맞붙어 접전 끝에 4-2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당시 패배 후 신유빈은 승자인 하야타에게 다가가 승리를 축하하며 안아주기도 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