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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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광복회 불참은 심각한 문제”…日 빠진 ‘경축사’에는 “역사 짚고 갔어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CBS 라디오서 “광복회는 특정 단체 중 하나가 아닌 중심”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논란에는…“살펴보니 문제 명확하지는 않더라”
일본 빠진 尹의 ‘대일 메시지’에는…“광복절에 일본 언급 없을 수 없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광복회 등 불참을 이유로 등장한 ‘반쪽 광복절 경축식’ 표현은 옳지 않다는 대통령실 입장에 16일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로 강조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안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광복회는 특정 단체 중 하나가 아니다”라며 “그 중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실이 먼저 나서서 문제 해결을 위해 열심히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15일 광복회 등 일부 독립운동 단체와 야당의 정부 주최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 불참을 이유로 나온 ‘반쪽 행사’ 지적에 “그런 표현은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독립유공자 유족 등 국민 2000여명이 참석해 광복의 역사적 의미를 함께했고, 특히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가 공식 행사라면서다.

 

대통령실은 광복회만이 독립운동과 광복의 주체가 아니라면서, 특정 단체 불참으로 광복절 행사 의미가 퇴색한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했다.

 

광복회 불참을 큰 문제로 보면서도, 안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논란에 대해서는 명확한 문제를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나름대로 자세히 살펴보니, 건국절이나 김구 선생님에 대한 문제가 명확하지 않더라”며, “정부와 광복회가 대화와 타협으로 결론 내는 게 국민에게도 좋은 메시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관장 임명 등에 관한 첨예한 갈등을 광복절이 끝났다고 덮고 넘어갈 게 아니라, 확실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안 의원 주장이다. 그는 ‘헌정 사상 초유’ 수식어까지 붙은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면 나중에는 문제가 더 악화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두고 안 의원은 ‘대일(對日) 메시지’가 빠진 점을 비판했다. 그는 “광복절이면 일본에 대한 언급이 없을 수 없지 않나”라며 “지금 일본과 어느 정도 유화적인 스탠스를 취하고는 있지만 역사적인 부분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역사와 경제 문제는 ‘투 트랙’으로 간다고 했던 만큼 역사 문제를 솔직하게 언급하고 어떻게든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야 했다”며 “다시 한번 (역사 문제를) 언급하는 것도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빠져 아쉽다”고 평가했다.

 

전날 윤 대통령의 경축사에 통일을 위한 구체적이고 새로운 전략이 담겼다고 국민의힘은 봤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극우 세력 규합용’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지아 국민의힘 대변인은 ‘광복절 경축사에 '대일 메시지가 없는 것 아닌가’라는 기자들 질문에 “미래에 대해서 봤으면 좋겠다”며 “이념 논쟁에 매몰될 필요 없이 현재의 고민에 초점을 맞춰서 미래를 보고, 화합의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자”고 말했다.

 

반면에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논평할 의미조차 찾을 수 없는 최악의 광복절 경축사”라며 “한 줌 극우 세력 규합용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일제’ 또는 ‘일본’이라는 표현도 제대로 쓰지 못했다. 통일 얘기를 시작하면서 ‘일제의 패망’이라고 딱 한 번 쓰고 넘어갔다”며 “오늘도 지겹도록 강변해온 ‘자유’ 타령을 50번이나 반복했다”고 쏘아붙였다.

 

윤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일본과 관련해 “작년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은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섰고 2026년 4만달러를 내다보고 있다”면서 “올해 상반기 한국과 일본의 수출 격차는 역대 최저인 35억달러를 기록했다”고만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뉴스1

 

일본 언론은 윤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일본 관련 과거사를 언급하지 않은 데 주목하고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한국) 대통령의 광복절 연설에서는 역사 문제 등을 둘러싼 대일 비판을 담는 사례가 많았으나, 대일 관계를 중시하는 윤 대통령의 연설에서는 작년에 이어 일본 비판이 전무했다”며 “광복절 연설에서 일본과 관련한 생각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의 식민 지배로부터 해방을 기념하는 광복절 행사 연설에서 대일 관계나 역사문제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며 소개했고, 산케이신문은 “연설의 대부분을 통일 문제에 할애, 대일 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