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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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영문 표기 지자체 ‘제각각’…대구시, 재논의 과정 거치기로 [지역이슈]

대구시가 최근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한 박정희 광장 표지판에 박 전 대통령의 영문명이 다른 방식으로 표기돼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의 고향 경북 구미시에서도 영문 표기가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논란이 일자 즉각 재논의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18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14일 제막식을 가진 표지판에는 박 전 대통령의 영문명 가운데 '정'이 'JEONG'로 표기됐다. 일부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생전 영문 표기는 'CHUNG'이라며 대구시 현판의 표기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한 박정희 광장 표지판에 박 전 대통령의 영문명이 'PARK JEONG HEE'로 표기돼 있다. 대구시 제공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에 올라온 역대 대통령 자료에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문명은 'Park Chung-hee'로 표기돼 있다.

 

이에 대해 시는 "현재 영문표기의 원칙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에 따르면 '정'자에 대한 정확한 발음 표기는 'JEONG'여서 표지판에 사용된 표기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유명사인 대구(Taegu→Daegu)와 부산(Pusan→Busan)도 표기법 제정 이후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으로 수정해 사용 중이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그간 잘못된 표기를 바르게 잡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Chung은 ‘청’, 또는 ‘충’을 표기할 때 쓰는 것이고 ‘정’을 표기할 때는 Jeong을 쓰는 게 맞는 표기법”이라며 “과거 잘못된 표기를 들어 거꾸로 옳은 표기를 잘못된 것으로 몰아가는 건 옳지 않다”했다. 그러면서도 “박정희 기념사업 위원회를 통해 다시 한 번 논의 하겠다”고 했다.

 

허준석 대구시 교통국장은 "표지판은 현재 모든 국어의 영문표기법에 적용되는 맞는 표기법을 사용해 문제가 없으며 과거에 그렇게 해왔다고 해서 잘못된 것을 그대로 사용하자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조속히 개최해 이 문제를 다시 한 번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구미 박정희로 교통 안내판에 'Bak-jeong-hui-ro'로 표기돼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에서 논란이 일자 구미시는 이날 박 전 대통령 생가, 역사자료관, 도로명에서 'Park Chung Hee'로 통일해 일관되게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확인 결과 구미 송정동~오태동 구간을 이어주는 박정희로 도로에는 'Park-chung-hee-ro', 도로표지 판은 'Bak-jeong-hui-ro'가 사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구미시는 20년 전 설치한 일부 도로표지판에 표기된 'Bak-jeong-hui-ro'를 'Park-chung-hee-ro'로 교체하고, 23일까지 영문 표기 도로표지판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여 정확한 표기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표기의 일관성이 없으면 시민과 외국인에게 제3자로 인식돼 혼란을 줄 수 있다"며 "'Park Chung Hee' 표기를 공식화했다"고 맑혔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