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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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루탄 5년간 470만발 수출… 1위는 이라크

한국이 2019년부터 5년 넘게 25개국에 470만발이 넘는 최루탄을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년 반 동안 한국이 수출한 최루탄은 약 473만발이다. 최루탄 수출량은 연도별로 △2019년 86만6000발 △2020년 42만1000발 △2021년 51만2000발 △2022년 63만8000발 △2023년 158만1000발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71만3000발을 수출했다.

지난 2022년 이라크 보안군이 바그다드 정부청사에 몰려든 반외세 정파 지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을 발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산 최루탄을 가장 많이 구매한 나라는 이라크다. 이라크는 지난해 처음으로 73만2000발을 한국에서 수입했고 올해 상반기 47만8000발을 추가로 사들였다. 이어 인도네시아(64만9000발)와 필리핀(62만5000발), 말라위(39만8000발) 등 순이었다.

 

이라크에선 지난해부터 정전 문제로 인해 물·전기 공급을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에서 이라크군이 최루탄과 실탄 등을 발사해 여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경찰이 최루탄을 남용한다는 인권단체 지적이 잇따랐다.

 

최루탄은 눈물을 흘리게 하는 약이나 물질이 들어간 탄환으로 주로 시위를 진압하는 데 쓰인다. 우리 정부는 1999년부터 질식 위험성 등을 이유로 집회·시위 대응 과정에서 최루탄 사용을 중단했지만 국내 업체들은 생산과 수출을 계속하는 중이다. 현행법상 최루탄은 화약류와 전략물자에 해당해 수출 전 관할 시·도경찰청과 방위사업청 허가를 받아야 한다. 

 

용 의원은 “수년간의 문제 제기와 지적에도 한국산 최루탄이 인권탄압에 사용되고 오히려 수출량이 폭증하는 현실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인권침해가 우려되는 국가에 대해 최루탄 수출뿐만 아니라 경제행위 전반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