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노후화와 고질적 교통 문제로 고통받던 1기 신도시가 재건축·재정비의 날개를 달고 연말까지 변신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1980년 팽창하던 서울의 인구를 분산하기 위해 만들어진 계획도시들이 수도권 주거 문제 해소와 균형 잡힌 도시 성장을 위해 차례로 옷을 갈아입는 것이다.
경기도는 1기 신도시 재건축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정비기본계획 승인을 올해 12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현재 준공 30여년이 지난 1기 신도시들은 과거와 달리 낡은 도시 기반시설과 주거환경의 슬럼화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991년 성남 분당신도시가 첫 입주를 시작한 뒤 안양 평촌·군포 산본·고양 일산(이상 1992년), 부천 중동(1993년)이 잇따라 입주에 들어갔다. 이후 분당은 33년이 지나는 등 재건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앞서 정부는 1기 신도시로 대표되는 노후계획도시의 기능을 강화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4월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시행했다. 수원 정자, 용인 수지 등도 포함됐으나, ‘1기 신도시 특별법’이라 불릴 만큼 1기 신도시의 재건축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11월쯤 재건축에 가장 먼저 들어갈 선도지구를 선정하고, 순차적으로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진행할 계획이다.
우선 9월 23~27일 선도지구를 선정하기 위한 공모신청을 받고, 1기 신도시를 보유한 각 지자체는 10월 평가를 거쳐 국토부와 협의한 뒤 11월쯤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선도지구에 선정되면 곧바로 해당 단지의 특별정비계획 수립이 진행되는 등 본격적인 재건축 절차가 시작된다.
이번에 선정되는 선도지구는 2030년 입주를 목표로 내년 특별 정비구역 지정, 2026년 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 수립, 2027년 착공 등 절차를 밟게 된다. 1기 신도시의 아파트 단지들은 2∼4개 단지씩 합종연횡하며 주민 동의를 얻기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도내 5개 1기 신도시(성남 분당·고양 일산·안양 평촌·군포 산본·부천 중동)의 재건축 용적률 등에 대해 해당 시가 기본계획안을 마련하면 주민 공람과 지방의회 의견조회 등을 거쳐 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한다.
현재 부천 중동과 군포 산본은 기본계획안에 대한 주민공람이 진행 중이며 안양 평촌은 이달 중에, 성남 분당과 고양 일산은 다음 달쯤 기본계획안이 공개된다.
공개된 계획안에서 중동신도시는 기준용적률 350%, 산본신도시는 330% 적용을 내세웠다. 이를 통해 중동은 주택 2만4000호가 늘어난 8만2000호, 산본은 1만6000호 증가한 5만8000호 공급을 목표로 잡았다.
기본계획안들은 관련 절차를 거쳐 10월 말쯤 도 도시계획위원회로 넘어올 예정인데, 위원회는 통상 6개월이 소요되던 심의를 2개월 만에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본계획 승인 신청 전에 도 도시계획위원회가 사전 자문을 해 심의 일정을 최대한 단축하기로 했다.
도는 도시기본계획(인구계획) 정합성, 기반시설 용량 충족 여부 등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쟁점 사안에 대해 지난달까지 1기 신도시 지자체들과 사전 조율을 마쳤다.
도 관계자는 “기반시설 노후화와 열악한 정주환경 속에서 안전까지 위협받는 노후계획도시가 적기에 정비사업이 이뤄지도록 모든 조치를 다 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