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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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앱스토어·링크… ‘애플 철옹성’ 무너지나

유럽 아이폰 사용자들 제한 약화
국제사회, 폐쇄적 운영 반발 확산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의 성장을 이끌어온 ‘아이폰 생태계’가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그간 애플은 보안 등을 이유로 아이폰 앱스토어 내에서만 앱 다운로드와 결제 등을 허용했다. 하지만 애플이 불법적인 독점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국제사회로부터 강력한 규제를 받자 아이폰 생태계가 변하기 시작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등을 제작한 미국 게임업체 에픽게임즈가 유럽에서 애플 아이폰 사용자들을 위한 대체 앱스토어를 출시한다고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는 이번 주부터 유럽의 아이폰 이용자들이 자사의 웹사이트에서 음원 구독을 신청할 수 있도록 링크를 유도하기 시작했다.

유럽 아이폰 사용자들이 애플이 통제하지 않는 앱스토어와 링크 사용이 가능해지며 ‘아이폰 생태계’가 약화하는 모양새다.

이런 변화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규제에 따른 것이다. 유럽연합(EU)은 지난 3월부터 빅테크(거대기술) 기업의 폐쇄적인 플랫폼을 전면 개방하도록 디지털시장법(DMA)을 시행했다. 위반 시 빅테크 기업은 전 세계 매출의 10%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는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6월 애플의 폐쇄적인 앱스토어 운영 방식이 DMA을 위반한다며 대규모 과징금 부과를 예고했다. 지난 3월에는 음악 스트리밍 앱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며 18억4000만유로(약 2조7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아이폰 생태계가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20년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기기에 타사 앱마켓을 금지하며 시장 경쟁을 방해했다고 고소했는데, 지난 1월 애플이 외부 결제 시스템을 허용해야 한다는 미국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