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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화시대 진입 앞두고 보험사 ‘시니어케어’ 사업 확대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화 시대 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시니어케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저출생·고령화로 주력인 종신보험 판매에 위기를 맞은 생명보험사들은 실버타운과 요양시설 등을 새 먹거리로 낙점했다. 금융당국이 최근 보험사에 방문요양 서비스 사업을 허가하면서 시니어케어 시장 진출은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일보는 19일자 지면에서 이러한 소식을 전했다. 지난달 일이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쉰’ 청년(15∼29세)이 44만명을 넘어섰다는 소식도 전했다.  이는 7월 기준 역대 최고치이며, 전체 청년의 5%를 넘는 수치다. 

◆국내 보험사 ‘시니어케어’ 시장 참여 활발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지난 8일 ‘신뢰회복과 혁신을 위한 2차 보험개혁회의’에서 보험사의 부수 업무에 ‘재가요양기관’ 설립을 포함했다.

 

국내 요양사업은 이용자의 건강상태와 이용 목적, 입소 여부 등에 따라 △노인의료복지시설(요양원) △재가노인복지시설(방문요양) △노인주거복지시설(실버타운)로 나뉜다. 재가요양기관이란 가정을 찾아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요양원과 달리 이용자가 자신의 집에서 생활하면서 필요한 돌봄과 지원을 받는 구조다. 

 

현행 보험법상 보험사는 경영 건전성, 보험 계약자 보호 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부수 업무를 할 수 있다. 부수 업무로 재가요양기관 설립이 허용되면서 사업 진출이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국내 보험사들은 이미 시니어케어 시장 선점에 나섰다. KB골든라이프케어와 신한라이프케어가 대표적이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6년 금융권 최초로 설립된 KB라이프생명의 요양사업 전문 자회사다. 요양사업을 기반으로 생보업과 연관된 고객, 서비스, 상품 등에서 시너지를 창출해 프리미엄 시니어 라이프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출범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7년 서울 강동구에 주·야간 보호시설인 ‘강동케어센터’를 시작으로 위례와 서초에 요양시설(요양원) 2곳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 종로구에 노인주거복지시설(실버타운)인 ‘평창카운티’를 열었으며, 내년에는 은평, 광교(경기 수원), 강동 등 3곳에 요양시설을 추가 개소할 예정이다.

 

2024년 출범한 신한라이프케어 역시 생보사인 신한라이프의 시니어 사업 전담 자회사이다. 

 

신한라이프케어는 2025년 하반기 경기 하남 미사에 첫 번째 요양시설 개소를 목표로 삼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신한금융그룹과 연계한 ‘시니어 사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7년에는 서울시 은평구에 2호 시설로 신경건축학을 적용한 시니어 주거복합시설 개소를 계획하고 있다. 2028년까지 해마다 하나 이상의 시설을 추가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차별화를 위해 앞서 뇌과학자인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팀과 신경건축학을 적용한 시니어 공간 연구계약 협약을 맺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의 주력이었던 종신보험과 변액보험 등이 신보험회계제도 도입과 저출생·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맞으면서 새 먹거리를 찾던 중 실버산업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며 “시니어 사업에 민간 참여를 활성화하려는 정부 추세와 맞물려 긍정적인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관련 규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현행 노인복지법은 토지·건물에 대한 소유권이 있어야 요양시설을 설립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간 보험업계에서는 수요가 많은 수도권에 요양시설을 설립하기 이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요청해왔다. 실버타운이라 불리는 노인 주거복지시설은 관련 규제가 완화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방문요양 사업 진출 허용으로 보험사들이 자회사를 설립하지 않아도 해당 사업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 절감 등에 힘입어 진입 장벽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요양원 관련 규제 완화가 함께해야 사업의 실질적인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가 채용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7월 ‘쉰다’ 청년 44.3만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청년층 가운데 ‘쉬었음’ 인구는 44만3000명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만2000명 늘었다. 쉬었음은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막연히 쉬고 싶은 상태에 있는 이들을 이른다.

 

7월 기준으로 쉬었음 청년은 2013∼2017년 20만명대였으나 2018년 들어 30만명을 넘어섰다. 이후 계속 늘어 코로나19 사태 첫해인 2020년 44만1000명까지 증가했다가 2022년 36만1000명으로 줄었으나 지난해(40만2000명)부터 다시 증가세다.

 

쉬었음 청년은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도 많은 수준이다. 지난달 40대 쉬었음 인구는 28만4000명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적었고, 30대는 28만8000명으로 나타났다. 50대는 39만4000명을 기록했다.

 

청년층 인구는 줄어드는데 쉬는 이는 늘면서 그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청년층 815만명 가운데 쉬었음이 차지하는 비중은 5.4%에 달했다. 청년층의 쉬었음 비중은 7월 기준 2019년 4.1%에서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으로 2020년 5.0%로 높아졌다가 2022년 4.2%까지 하락했으나, 작년(4.8%)부터 다시 상승했다.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그냥 쉬는’ 청년은 일할 의사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쉬었음 청년 가운데 일하기를 원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한 이는 33만5000명에 달했다. 75.6%가 구직 의사가 없었다는 뜻이다. 

 

나머지 일하기를 원했던 쉬었음 청년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찾지 않은 이유를 조사해보니 42.9%는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라고 꼽았다. 이어 ‘이전에 찾아봤지만, 일거리가 없었기 때문에’(18.7%), ‘교육·기술 경험이 부족해서’(13.4%), ‘근처에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11.1%) 순이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