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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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8·15 통일 독트린에 무반응 북, “자유민주주의는 약육강식” 주민교육

윤석열 대통령이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안한 대북 대화협의체 관련 북한이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8·15 통일 독트린 발표 나흘째인 19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에서 북한 당국의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이날 노동당 역사를 교육하는 1면 기사와 당 간부학교 소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삼지연시 과거 지도 내용 등만 실었다.

 

통일부 구병삼 대변인이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신 4면에 전날 조선중앙통신에 공개된 외무성 공보문을 통해 19∼29일 진행되는 한미연합훈련 ‘을지 프리덤 쉴드’를 비난하고 한·미의 여러 연합 훈련들이 평양점령, 참수작전을 목표로 한 “도발”이라는 주장을 게재했다. 6면에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은 약육강식”이라고 주민을 교양하는 내용도 게재했다. ‘리학남’명의로 게재된 기사에서 “미국의 정객들과 그 어용나팔수들이 입만 벌리면 념(염)불처럼 외워대는 것이 미국식 민주주의 즉 《자유민주주의》”라며 “미국식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는 온갖 불평등과 사회악, 침체와 후퇴를 빚어내는 반력(역)사적인것으로 하여 세계의 배척을 받고 있다”고 평했다. “어디까지나 극소수 특권층을 위한 《민주주의》이며 진짜민주주의가 아니다”, “소수만이 부귀영화를 누리고 다수는 빈궁에 시달려야 하는 《자유》이며 소수만이 특권을 행사하고 다수는 아무런 권리도 행사하지 못하는 《민주주의》”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2022년 광복절에 윤 대통령이 완전한 비핵화의 완결이 아니라 비핵화 의사만 밝혀도 초기단계부터 경제적 지원을 하겠다는 북한 비핵화 정책인 ‘담대한 구상’을 내놓자, 나흘만인 19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명의로 담화를 거부했다. 당시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앞으로 또 무슨 요란한 구상을 해가지고 문을 두드리겠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남북간 실무 차원의 대화협의체를 만들자고 공개 제안했다. 북한이 무시 전략을 펼 거라는 전망이 많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북한의 반응에 대해서 예단하지 않고 지켜볼 예정”이라며 “대통령께서 직접 구체적으로 북한에 대한 대화를 제안하신 것이고, 또한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분명히 원칙을 밝혔고 또 실무급 대화 제안으로서 서로 부담 없이 상호 대화의 의사를 밝힌 만큼 북한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