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일명 ‘여름 고시엔’) 준준결승전에서 재일한국계 교토국제고가 2021년 대회 이후 3년 만에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교토국제고는 이날 나라현 대표 지벤고를 맞아 4·5·7회에 득점을 내며 한 점도 내주지 않아 4대0 완승을 거뒀다. 경기 후에는 고시엔 구장엔 “동해바다 건너서 야마도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고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졌다. 이 모습이 현지 공영방송 NHK 등을 통해 일본 전국에 생방송됐다.
다만, NHK는 교가를 방송하면서 ‘동해’를 ‘동쪽의 바다’로 번역한 일본어 교가 자막을 내보냈다.
4강전은 21일 진행된다. 백승환 교장은 “주장을 맡은 학생이 한국, 일본 팬들에게 기쁨을 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며 “야구를 통해 학교 발전과 동포사회가 하나가 되는 계기를 만들어 기쁘고, 야구를 포함해 학교 운영에 한·일 간 미래지향적 가교역할을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교토국제고는 여름 고시엔 첫 출전이었던 2021년 준결승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지만 4강전에서 지벤고에 3대1로 석패한 바 있다. 이날 3년 만에 성사된 리벤지 매치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2022년엔 본선 1차전에서 패했다.
교토국제고는 1947년 재일교포 단체가 세운 민족교육학교로 시작했고, 야구부는 1999년 설립했다. 현재 전체 학생 90%가 일본인이며 야구부원도 전원 일본 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