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낙선한 정봉주 후보에게 “국민의힘에 들어와 명팔이 도적을 토벌하자”며 입당을 권유했다. 정 후보가 ‘명팔이’(이재명 팔이) 발언 등으로 ‘개딸’로 불리는 친명(친이재명)계 강성 당원들에게 반발을 사면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6위로 낙선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20일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랜 친구 정봉주에게 주는 시(老朋友鄭鳳柱詩)”라는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해 초기에는 승리를 구가하더니(出馬全會初戰勝) 개딸을 공격해 패전하고 말았으니 슬프고 슬프도다(攻勢改女敗戰惜)”라며 “민주당은 잊어버리더라도 스스로 당당함은 잊지 말고(忘民黨以不忘堂), 국민의힘으로 들어와 명팔이 도적을 토벌하자(入國黨和討明賊)”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1644년 3월 명청전쟁 당시 산해관에서 명나라 정예군을 지휘하던 영원총병(寧遠摠兵) 오삼계(吳三桂)가 청나라 섭정 예친왕(睿親王)에게 보낸 밀서를 차용해 쓴 글”이라며 “이제 이 글을 오랜 친구 정봉주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께 보낸다”고 부연했다.
앞서 정 후보는 민주당 전당대회 초반까지 ‘돌풍’을 일으키며 최고위원 경선 선두를 달린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 후보가 자신의 유튜브에서 김민석 최고위원 후보와 함께 나와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고 발언한 이후 정 후보의 순위가 1위에서 2위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이후 정 후보가 여기에 불만을 표한 사실이 알려졌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당의 단합을 위해 ‘이재명 팔이’하며 실세 놀이하는 무리를 뿌리 뽑겠다”고 말하며 승부수를 던졌지만, 되레 지지율이 급락했다. 정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11.70%로 6위를 기록하며 최고위원에 낙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