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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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토크쇼의 제왕’ 필 도나휴 별세

미국 ‘토크쇼의 제왕’ 필 도나휴가 1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8세.

 

19일 유족 측은 도나휴가 정기적으로 출연했던 미국 NBC 아침방송 ‘투데이쇼’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도나휴가 오랜 투병 끝에 뉴욕 맨해튼 어퍼 이스트사이드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도나휴는 29세이던 1967년 자신의 이름을 딴 ‘필 도나휴 쇼’를 시작, 1996년까지 진행하며 30년 가까이 미국 주간 시간대 TV 토크쇼의 최강자로 군림했다. 도나휴는 6000회 넘게 진행된 토크쇼에서 미국 사회의 모든 이야깃거리를 다뤘다. 팝스타 엘턴 존, 복서 무하마드 알리,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등 셀 수 없이 많은 유명인이 그의 방송에 출연했다.

 

도나휴는 근친상간, 동성애, 페미니즘, 낙태 등 논쟁적인 주제도 피하지 않았으며 마이크를 들고 직접 객석으로 내려가 관객에게 질문하거나 시청자와 실시간 전화 연결을 통해 질문을 받는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관객 참여형 토크쇼를 만들어냈다. 이 선구적인 방식은 추후 등장한 여러 미국 유명 토크쇼에도 영향을 주었는데, 미국 대표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도나휴가 없었다면 ‘오프라 윈프리 쇼’도 없었을 것”이라며 그를 향한 존경심을 표한 바 있다.

 

도나휴는 미국 방송계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에미상을 20차례 수상하고, 지난 5월엔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자유 훈장’을 받았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