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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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협착증 환자, 한방의료기관 진료 10년새 8배 증가”

한의원과 한방병원 등 한방의료기관에서 척추관협착증 치료를 받는 환자가 10년 사이 8배 가량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양명열 한의사 연구팀은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HIRA)에서 제공하는 국민환자표본(NPS) 통계를 활용, 연 1회 이상 한방 진료를 받은 척추관협착증 및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환자에 대한 한방의료서비스 활용 추세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20일 밝혔다.

 

연구결과 한방의료기관을 찾는 척추관협착증 환자 수는 2010년 대비 2019년에 7.85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국내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83만 명에서 172만 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중앙에 위치한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허리를 구부릴 때 일시적으로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줄어들기 때문에 구부정한 자세로 걷거나 오래 걷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허리디스크와 비슷하게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압박돼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가 터질 것 같은 통증과 저리거나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최근 ‘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침∙약침, 한약, 추나요법 등의 한방통합치료는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통증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나왔다. 협착증 환자군의 허리통증 NRS(통증숫자평가척도)와 다리통증 NRS뿐만 아니라 ODI(허리기능 장애지수)가 크게 개선됐다는 것이다. 특히 ODI는 치료 전 45.72였지만, 3주간 한방치료를 마친 후 퇴원 시점 ODI는 33.94로 낮아졌다. 그로부터 3년 후에는 28.41까지 떨어졌다.

 

한방의료기관을 찾는 요추추간판탈출증 환자수도 늘어나 2010년 대비 2019년에 1.36배 증가했다. 요추추간판탈출증은 흔히 ‘허리디스크’라고 부르는 척추 질환이며, 척추 뼈와 뼈 사이에 있는 추간판(디스크)이 퇴행이나 외상성 손상을 입은 후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협착증은 걷거나 서있을 때 통증이 악화되고 앉으면 통증이 완화되지만, 요추추간판탈출증은 평소 통증이 느껴지다가 걷거나 서면 통증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양명열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한의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척추 질환 환자들의 한방의료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한의통합치료에 대한 보장성과 접근성을 높여 척추 질환 환자들의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Medicine’에 게재됐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