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쩍 말라 ‘갈비사자’로 불리던 아빠 사자 ‘바람이(20)’와 딸(7) 사자가 1년여 만에 같은 동물원에 둥지를 틀었다.
청주동물원 의료진은 20일 강원 강릉시 쌍둥이동물농장에서 지내던 암사자를 청주동물원 격리방사장으로 옮겼다.
이 암사자는 마취 상태로 초음파 등 건강검진을 받고 이날 오전 10시30분쯤 강릉에서 출발해 3시간 30분 정도 후인 오후 2시쯤 청주동물원에 도착했다.
사자의 건강 상태와 날씨 등으로 무진동 항온항습 차량으로 속도를 조절하며 이동했다.
이 암사자는 지난해 7월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진 아빠 사자 바람이와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에서 살았다.
바람이는 비좁은 실내 사육장에서 살며 건강이 악화했고 뼈만 남아 앙상한 모습에 ‘갈비사자’라 불리는 등 민원 이어지면서 지난해 7월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청주동물원 측은 “좋은 삶을 바란다”는 의미로 바람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지난해 10월엔 암사자 도도(12)와 합사를 시작했다.
아빠 사자가 나간 부경동물원 실내 사육장엔 딸 사자가 들어가 관람객을 맞이했다.
딸 사자는 전시장을 긁는 등 스트레스를 받을 때 보이는 ‘정형행동’까지 보이다 부경동물원이 문을 닫은 지난 5월 강릉으로 이송됐다.
부녀 사자의 상봉은 검역 절차와 새 동물원 환경적응 등으로 미뤄졌다.
청주동물원은 근친교배, 자궁질환 예방 등을 위해 오는 11월 암사자의 중성화 수술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어 교차 방사로 바람이와 점진적인 대면, 체취 적응을 마치고 합사에 들어간다.
격리기간엔 격리방사장 내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방사장 주변 수목을 정비해 관람 편의도 돕는다.
청주동물원 관계자는 “합사 훈련 등을 거쳐 내년 3월쯤 무리 생활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름이 없는 바람이 딸의 이름을 시민 공모로 지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청주시가 운영하는 청주동물원에는 이날 현재 66종 290마리의 동물을 보호가 있다.
또 2014년 서식지외보전기관 지정, 2021년 천연기념물 치료소 지정, 2024년 중부권 거점동물원 지정 등 동물복지 선도 동물원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오는 11월엔 국내 최초로 야생동물 건강검진 과정 등을 볼 수 있는 야생동물 보전센터도 들어선다.
센터에 생식세포 냉동동결설비도 갖춰 멸종위기종 복원과 보전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동물사를 문을 열어준 이범석 청주시장은 “바람이가 청주동물원에 온 지 1년 만에 몰라보게 건강을 회복했다”며 “바람이 딸도 청주동물원에서 따뜻한 보살핌을 받으며 건강하게 지내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