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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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 유리창, 기후의 한계를 뛰어넘다

포스텍 노준석 교수팀, 마찰 대전과 복사 냉각 기술로 전천후 에너지 소자 개발

기상청의 예측은 복잡한 과학적 모델과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이뤄지지만, 기후 위기로 인해 예보의 정확성이 낮아지면서 사람들의 불평과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기상 예측 정확도와 상관없이 모든 기후 조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 소자가 개발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포스텍(포항공대)은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이건, 강현정, 윤주영 씨 연구팀은 마찰 대전) 발전과 복사 냉각 기술을 결합해 전천후 에너지 통합 장치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노준석 교수(왼쪽부터), 이건, 강현정, 윤주영 씨. 포스텍 제공

이번 연구는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최근 실렸다.

 

태양광과 풍력, 수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는 지구의 자원을 고갈시키지 않는 지속 가능한 자원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청정에너지는 기후 상황이나 지리적 조건에 따라 생산량이 변동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에너지 소자들을 일정하게 사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노준석 교수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마찰 대전 나노 발전 기술과 복사 냉각 기술을 결합한 에너지 통합 장치를 개발했다. 

 

‘마찰 대전’은 서로 다른 두 물질이 접촉 후 분리될 때 전하를 띠게 되는 현상이다.

 

이 장치는 빗방울과 창문 간 액체-고체 마찰 대전 원리를 이용해 우천 시 에너지를 수확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장치는 자외선과 적외선 영역의 빛은 반사·흡수하며 가시광 영역의 빛은 투과하도록 설계됐다. 

 

그 결과, 맑은 날에는 에너지 소비 없이도 물체가 자체적으로 열을 반사하거나 대기 중으로 방출하는 ‘복사 냉각’ 기술로 실내 온도를 낮추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또한, 연구팀은 진화 알고리즘을 이용해 이러한 열 방출 및 투명도의 특성을 최적화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만능 소자는 단일 액적(물방울) 1제곱미터당 248.28W(와트)의 에너지를 수확하는 데 성공했고, 에너지 변환 효율은 2.5%를 기록했으며, 기존 유리와 비교했을 때, 실내 온도를 최대 24.1℃ 낮추는 효과를 나타냈다. 

 

일반적인 유리처럼 투명하게 보이지만, 기후에 따라 에너지 생성과 실내 냉각이 모두 가능해 다양한 조건에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한 것이다.

 

노준석 교수는 “기후와 지리적 조건의 제약이 많았던 청정에너지의 생산성 한계를 극복할 대안을 제시했다.”라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소자로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포스코홀딩스 N.EX.T IMPACT 메타표면 기반 평면광학기술 연구소,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포항=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