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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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는 곳에서 난 행복할 것”…세계 최장수 할머니의 마지막 트윗

세계 최고령자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 117세로 별세

세계 최고령자인 스페인 국적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가 11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모레라의 가족들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마리아 브라냐스가 우리를 떠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잠자는 동안, 평화롭게, 고통 없이, 바라던 대로 죽었다”며 “우리는 항상 그의 조언과 친절을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최고령 생존자인 스페인의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가 11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기네스월드레코즈 제공

1907년 3월4일 미국에서 태어난 모레라는 지난 3월 117세 생일을 맞았다. 모레라가 태어난 해는 한반도에서 고종 황제가 강제 퇴위하기 직전이며, 미국에선 라이트 형제가 세계 최초로 동력 비행기를 띄운 1903년으로부터 4년 뒤다.

 

모레라의 가족은 제1차 세계대전 중인 1915년 고국인 스페인으로 돌아가려고 대서양을 횡단하는 배에 올랐다. 하지만 항해 도중 아버지가 바다 위에서 숨졌고, 모레라 또한 사고로 한쪽 귀의 청력을 잃었다.

 

1931년 의사와 결혼해 가정을 이룬 모레라는 남편이 72세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40년간 결혼생활을 유지했다. 슬하에 자녀 3명과 손자 11명, 증손자 13명을 뒀으며, 자녀 중 1명은 먼저 세상을 떠났다.

 

모레라의 딸은 어머니의 장수 비결은 “타고난 것”이라고 말해왔다. 모레라 또한 2019년 바르셀로나 일간지 반과르디아와의 인터뷰에서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았다. 내가 한 유일한 일은 그저 살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레라는 지난해 기네스 세계기록에 세계 최고령자로 공식 등록됐으며, 고령임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외부와 소통했다. ‘슈퍼 카탈루냐 할머니’란 엑스 계정의 소개란엔 “나는 늙었지만, 아주 늙었지만, 바보는 아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전날 모레라의 엑스 계정엔 임종을 예감하는 글이 올라왔다. 엑스에는 “나는 약해지고 있다. 그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울지마라. 나는 눈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를 위해 걱정하지 마라. 내가 가는 곳에서 나는 행복할 것이며 어떤 방식으로든 나는 항상 너희와 함께할 것이다”라는 글이 게시됐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